[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CJ그룹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검찰수사 칼끝에 놓여있는 이재현 회장을 구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총투입하는 것이다.
CJ그룹은 17일 오후 전략지원팀 산하의 홍보 분야를 '실'로 확대 강화했다. 앞선 5일 법무 분야가 '실'로 확대 개편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에 따라 기존 홍보, 법무, 대관으로 구성됐던 전략지원팀은 홍보실, 법무실, 전략지원팀 체제로 나뉘게 됐다.
홍보실장에는 이재현 회장의 최측근인 신동휘 CJ제일제당 부사장이 임명됐다. 원조 홍보맨의 복귀다. 신 부사장은 그룹 홍보실장 겸 제일제당 홍보팀장을 겸한다. 신 부사장 밑에는 홍보기획 담당 노혜령 상무, 홍보 1팀 겸 대한통운 홍보팀장 장영석 상무, 홍보 2팀 정길근 상무 등 3명의 임원을 배치했다.
◇CJ 사옥(사진=최승근 기자)
이와 관련해 CJ그룹 관계자는 18일 "흩어졌던 홍보 역량을 신 부사장 체제로 총집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CJ가 한때 매몰차게 내쳤던 신 부사장을 다시 불러들인 것을 두고 긴급 소방수 역할을 기대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이 이르면 내주 검찰에 소환될 상황에서 싸늘한 여론을 돌려세울 사전 정지 작업이란 얘기다.
신 부사장은 1987년 제일제당에 첫 발을 들인 이후 20년 이상 홍보만 담당한 그룹 내 최고 베테랑이다. 2011년 CJ의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삼성SDS의 참여를 정면 비판한 것 때문에 사실상 경질됐다. 이후 친정인 제일제당으로 복귀, 대관 업무를 맡아왔다. 당시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의 눈치를 보다 신 부사장을 내친 것으로 풀이했다.
신 부사장이 자리를 비운 후 그룹 홍보실은 권인태 전략지원팀장(부사장)의 지휘 아래 언론인 출신인 정길근 상무가 실무를 담당해왔다. 정 상무 역시 지난해 삼성과의 상속소송 '전투'에서 기획 및 홍보를 도맡아 하다 삼성의 '요주의 인물'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CJ는 지난 5일 전략지원팀 산하의 법무 분야를 법무실로 확대 개편하고, 신임 법무실장에 강호성 E&M 부사장을 임명했다. 강 부사장은 법무법인 광장 출신 변호사로, 지난달 초 CJ E&M의 전략 추진실 부사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서울지검, 대전지검, 성남지검 등을 두루 거쳤으며, 국내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자리를 잡았다. 탤런트 명세빈씨의 전 남편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간 홍보, 법무, 대관을 산하에 두고 총괄 지휘했던 권인태 부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대관 업무에 주력하게 된다. 권 부사장은 전략지원팀장을 계속 겸한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내부적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며 "현 상황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인 만큼 홍보와 법무에 대한 역량을 결집시켜 조직적으로 잘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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