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군형법 조항 폐지를 요구하는 입법청원이 국회에 제출됐다.
진선미·장하나 민주당 의원,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시민단체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애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군형법 제92조6항'의 폐지를 위한 입법청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진선미·장하나 민주당 의원과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동성애 처벌 법조항의 폐지를 촉구했다.(사진=김현우 기자)
이들은 "군형법 92조6항은 "강제성 없는 남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를 징역형으로 규율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소수자 차별 법안이다. 지난 4월5일 군형법 개정시에 남성 간 성행위를 비하하는 '계간(鷄姦)'이라는 용어가 '항문성교'로 대체됐을 뿐, 합의에 의한 동성 간의 성관계를 범죄화하고 있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는 군 특수성을 강조하며 법안이 폐지되면 비정상적인 성행위가 만연해져 군 기강이 위협받고 군 전투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연 평균 1건 정도 적용될 뿐이다. 또 군 기강과 성소수자 병사 간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검증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 2012년 UN국가별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R)에서도 이 조항의 폐지를 검토하라 권고한 바 있다"며 "UN 자유권위원회는 동성애를 범죄하는 법은 그 존재자체만으로도 성소수자 개인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제인권기준과 인권에 관한 국내법에 비춰봤을 때 군형법 92조6항은 이미 폐지됐어야 할 법"이라며 "존재만으로 '잠재적 성추행범'으로 오인받고 차별의 사각지대에서 온갖 모욕을 감내해가며 군복무를 하고 있는 동성애자 군인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폐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명 영화감독인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는 "일부 사람들은 군대라는 특수성을 얘기하는데,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하지 많은 나라가 있다"며 "그런 나라에서 동성애 사병때문에 문란하거나 전투력이 저하됐다는 통계를 받은 적이 없다"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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