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미국에 일이 생기면 중국 증시가 하락하고, 유럽에 일이 생겨도 중국 증시가 떨어지고, 오늘은 비가와서 내리고, 은행에 문제가 있어서 밀리고, 무슨 일이 있으나 없으나 주식은 떨어지고"
지난 24일 중국 증시가 5% 넘게 폭락한 이후 한 네티즌이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이는 4년만의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하며 2000선 아래로 밀려난 중국 증시의 불안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2400포인트를 상회했던 지난 2월의 연고점에서 20%이상 하락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저조한 움직임으로 같은 기간 일본 증시가 20% 이상 상승한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중국 증시의 하락은 특히 이달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6월 이후 상하이 지수는 약 15% 떨어졌고, 상승한 날은 지난 14일과 18일 두 차례에 불과하다.
26일 현지시간 오후 1시20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1% 넘게 조정받고 있다.
◇성장 둔화에 신용 경색까지..'첩첩산중'
◇상하이 종합지수 추이(자료=마켓워치)
연초만해도 호황 국면을 이어가던 중국 증시에 제동이 걸린 것은 성장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부터다.
제조업 경기의 선행 지표 격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7개월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고, 산업생산은 예상치를 밑돌며 한 자리 수 대에 머물렀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7%대 초반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그러던 중 단기 금리 급등 소식은 주가 급락의 도화선이 됐다.
이달 초부터 평균 수준인 3~4%를 웃돌던 상하이 은행 간 단기 금리(shibor, 시보금리)는 지난 21일에는 11%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시장의 자금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것이 투자자들을 불안케 한 것이다.
이 밖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로 신흥국의 핫머니 유출이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 역시 증시 하락을 부추기는 양념이 됐다.
펑샤오잉 샹차이증권 수석투자자문위원은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부족은 도화선이 되기 충분했다"며 "불투명한 정책방향, 신규 기업공개(IPO) 재개에 따른 물량부담 등은 시장의 자신감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돈가뭄' 해소되며 증시 반등 vs. 부양책은 일시적 효과일 뿐
다수의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돈 가뭄이 해소되면 중국 증시도 저점을 지나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위웨이 다즈후이 애널리스트는 "전일 1849포인트까지 밀렸던 저점이 단기적인 바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2~3일간의 추세를 봐야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궈이밍 쥐펑투자자문 연구원은 "시장의 공황 심리가 완화되면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며 "현재에도 중소 가치주를 중심으로 자금이 모여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다샤오 잉다증권연구소 소장은 "증시 부진이 기업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내실이 있는 기업들은 오히려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주가가 2000포인트 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펑 자문위원도 "상하이 지수가 1949포인트를 하회한 이후 점차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저우밍젠 궈성증권 금융증권연구소 소장은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는 있지만 대형 호재가 없을 경우 단기적인 증시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성장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해소되어야 증시의 반등도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오펑치 베이징대학 금융증권연구센터 주임도 "증시가 양호한 움직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돼야 한다"며 "증시 부양 정책은 일회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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