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카드사가 협력업체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금 지급방식을 카드사가 유리하도록 해왔던 관행이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4일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 카드사가 협력업체에게 주는 대금 지급방식을 개선하도록 지도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용카드사는 갑의 입장에서 공카드납품업체, 배송업체, 전산관리업체, VAN사(결제대행업체), 콜센터 등 협력업체로부터 물품 및 용역을 제공받으면서 그 대금을 현금이 아닌 자사 카드로 결제하도록 해왔다.
또 협력업체를 가맹점에 가입토록해 가맹점 수수료를 부담시키고 신가맹점 수수료체계를 적용해 인상된 수수료율은 부과하지만 납품단가를 조정해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금감원은 8개 전업카드사를 대상으로 4월중 물품 및 용역대금 지급 실태를 표본조사한 결과 최근 신설된 우리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 모두 대부분의 협력업체에 자사카드로 결제하면서 가맹점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기준으로는 물품 및 용역대금 1074억원 가운데 카드에 의한 결제가 51.4%(552억원), 현금결제가 48.6%(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수 기준으로는 카드결제비중이 83.2%(129개)에 달했으며 특히 중소업체에 대해서는 대부분 카드로 결제하도록 했다.
이들 업체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0.1%~2.53%로 지난해 평균 가맹점 수수료인 2.14%보다 높게 부담하고 있는 곳도 있다.
특히, 공카드 납품업체, 카드배송업체 등 중소업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영세 협력업체들이 물품 등 대금을 결제 받으면서 불이익이 없도록 적극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에 대한 물품 및 용역대금은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도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사용하도록 해 현금결제와 비교해 불이익이 없는 적정 수준의 수수료를 수취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4월 중 실제 물품 등 대금 수취금액을 기준으로 볼 때 연간 약 80억원정도의 수수료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지도내용의 이행여부를 카드사 자체 감사조직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금감원 검사시에도 적정 이행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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