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인터넷업종은 시장통합과 승자독식이 두드러지게 일어나는 곳입니다.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포털은 네이버’, ‘게임은 넥슨’, ‘이커머스는 이베이’, ‘메신저는 카카오톡’ 등 각 분야별로 명백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도 조만간 통합이 이뤄지고, 단 하나의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과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업계 사람들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으며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가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시장 분위기는 어떠할까. 각 사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 거래액은 쿠팡 1000억원, 티몬 900억원, 위메프 800억원 수준입니다. 잠정적으로 집계된 수치이고, 환불액 등 가변적인 요소가 빠졌기 때문에 약간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누가 승자가 될 지 논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다만 업체별 상황과 강, 약점을 조망한다면 앞으로 어떠한 흐름이 나타날까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위메프의 적립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다시금 마케팅 전쟁이 불 붙었다. (사진제공=각 사)
먼저 티켓몬스터의 경우 소셜커머스 초기부터 시장을 주도해온 브랜드 파워가 시장 대내외에 형성됐다는 게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기도 해 사업간 시너지를 낼 요소가 많습니다.
로컬사업 활성화를 위해 결제(티몬클릭)와 고객관리(티몬플러스) 솔루션을 개발하고, 패션사업을 진행했던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비용이 지출되면서 3사 중 재무상태가 가장 좋지 않습니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서 순자산 감소를 뜻하는 결손금만 1529억원에 이르며, 모회사 리빙소셜의 경영사정이 나날이 악화돼 언제 투자축소가 이뤄지지 모른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반면 쿠팡은 지난 기간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운영함에 따라 여러 모로 안정적인 모습을 갖췄습니다. 여전히 투자금 상당 부분이 남아있으며, 오픈마켓 쪽에서 유능한 경력자들이 꽤 유입됐습니다. 그리고 2, 3위 업체와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트래픽과 거래액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다만 티켓몬스터나 위메프처럼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존재하지 않아 다소 열악한 상태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특히 또 한번 ‘돈싸움’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유치나 기업공개(IPO)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 전반적으로 소셜 거품이 빠르게 꺼지고 있으며, 시장 또한 한국에 한정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위메프는 대대적으로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00% 지분을 소유한 허민 대표는 “시장을 장악할 수만 있다면 사재를 모두 털 수 있다”는 태도입니다.
업계에서는 허 대표가 넥슨에 네오플을 매각했을 때 약 2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으며, 지금은 매각자금 몇 배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2년 넘게 시장 주도권을 뺏긴 상태로서 회사 펀더멘탈과 사업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구조조정과 잦은 조직개편을 겪으면서 직원들의 충성도와 분위기가 경쟁사와 비교해 썩 좋지 못한 상태입니다.
◇ 신현성, 김범석, 허민 대표 (좌로부터, 사진=최용식 기자 및 위메프)
이밖에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벤처업계 역사상 최고 수준의 인재’라 불리는 각 회사 대표들이 어떻게 경쟁할까에 대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가 이른바 소셜커머스와 청년창업의 ‘아이콘’로서 두터운 명망, 인간적인 매력, 직관적인 판단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김범석 쿠팡 대표에 대해서는 냉철하고 꼼꼼한 일처리와 장기적인 안목을 눈여겨 보고 있으며, 허민 위메프 대표에 대해서는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성공시켰던 경험과 자본, 적지 않은 시간 사업을 하면서 쌓은 인맥이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소셜커머스 삼국지’라 표현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누가 ‘왕좌의 게임’의 승리자가 될 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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