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지금까지 4편에 걸쳐 각종 논란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다시 2012년으로 돌아와 업계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티켓몬스터와 쿠팡의 양강체제가 쭉 이어지자 경쟁사들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그루폰코리아의 경우 순식간에 한국시장을 평정할 것 같았던 초반 기세를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던 2012년 중순, 위메프가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500억원을 투자해 지역포털을 구축하고, 네이버와 경쟁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에 하고 있던 소셜커머스 사업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같은 행보는 허민·박은상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위메프는 제일 먼저 배송상품 구매자에 대해 횟수에 상관없이 구매금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거래액을 500억원이라 가정하면 적립금으로 나가는 돈이 무려 25억원인 셈입니다.
◇ 위메프 프로모션 포스터 (사진제공=위메프)
어느덧 배송상품은 전체 매출 비중 70%에 이르며 업체 간 운명을 가를 승부처로 떠올랐습니다. 이곳을 집중 공략해 판도 변화를 꾀하겠다는 게 위메프의 전략이었습니다. 박유진 홍보실장은 “어떻게 마케팅을 진행할까 고민했는데 TV광고에 돈을 쓰기보다는 이용자에게 혜택을 나눠주는 게 더 바람직해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파격적인 조건 제시와 함께 대형 파트너사 확보에 매진했습니다. 쟌슨빌소세지, 아리가또맘마, 스테프핫도그, 불고기브라더스 등과 독점 제휴를 맺으며 대규모 딜을 진행했고, 티켓몬스터와 쿠팡 이상의 온라인광고를 집행해 이용자 모으기에 나섰습니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리서치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 2월 PC 순방문자수는 590만명을 기록, 티켓몬스터를 추월했습니다. 아울러 5월 거래액은 730억원으로 프로모션 전과 비교해 무려 83%나 증가했습니다.
위메프의 약진은 쿠팡과 티켓몬스터에게도 영향을 줬습니다. “이제 시장이 고착화됐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는 초기 전망과 달리 위메프가 무섭게 돌풍을 일으키자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쿠팡은 TV광고를 통해 ‘브랜드 파워 높이기’를 시도했고, 티켓몬스터는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유입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위메프는 경쟁사와의 치열한 신경전도 감수했습니다. 티켓몬스터가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서 위메프에 대한 설명문을 부정적으로 작성하자 이를 포착하고, 합의과정 없이 바로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가 바로 허민 대표에 전화해 양해를 구하면서 일단락됐지만 굉장히 과감한 대응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아울러 TV광고를 진행하는 쿠팡에 대해서는 온라인 비방광고로 대응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SNL코리아 간판스타인 김슬기와 김민교가 캐스팅됐는데 유튜브 조회수 200만건에 이르는 등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 쿠팡을 겨냥한 온라인 비방광고 (사진제공=위메프)
이처럼 위메프가 공격적인 태도로 선회한 것은 지분 100% 보유자인 허민 대표가 소셜커머스 사업모델에 대해 의심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허상에 불과할 것이라는 처음 생각과 달리 성장성과 관련한 각종 지표가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며, 오픈마켓 이용자를 빼앗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허 대표는 옥션이나 지마켓 이상의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아울러 박은상 대표가 데이터 중심의 경영을 통해 좋은 성과를 냈던 것도 태도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박 대표는 소셜커머스 업체 슈거딜의 창업자로서 2011년 4월 회사가 인수됨에 따라 위메프에 합류했습니다.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경영진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공동대표가 됐습니다.
현재 위메프는 굉장히 고무된 상태입니다. 티켓몬스터에 이어 쿠팡을 넘어서겠다는 목표 하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