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쪽방에 거주하는 여성 독거노인을 위한 마을 공동 부대시설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쪽방에 거주하는 여성 독거노인의 삶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쪽방에 거주하는 여성 독거노인과 남성 독거노인 간에는 유입경로나 생활면에서 차이가 컸다.
여성 독거노인들은 젊은 시절 남편의 사망, 빚, 불륜, 폭력 등에 따른 남편의 상실로 인해 가족을 책임져야 되는 상황에 몰리면서 일거리가 있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쪽방촌으로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여성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젊은 시절에 들어오게 된 곳이 쪽방촌인 반면, 남성은 경제적인 위기나 가정불화 등의 문제를 겪고 가정이 해체되는 등의 상황에서 쪽방을 선택했다.
생활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남성 노인은 가족과 관계가 끊어진 경우가 많아 심리적으로 외로운 신세인 반면, 여성 노인은 자녀로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심리적·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노인의 경우 쪽방에 거주하는 삶의 모습을 '편견과 차별에 주눅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성 노인은 쪽방과 쪽방촌을 '차별이 없고 인정이 넘치는 곳' 또는 '고향과도 같은 곳'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현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들은 경제적 궁핍함에 따른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이 있지만 쪽방촌 내 이웃들과의 정서적 유대를 통해 살만한 곳으로 새롭게 구성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워원은 "여성 독거노인들에게는 쪽방이 더할 나위 없이 편하고 안락한 삶의 터전"이라며 "부대시설을 갖추지 못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도록 공동 부대시설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복지 사각시대에 있는 여성 독거노인들을 위한 정책적, 실천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쪽방거주 여성독거노인의 구체적인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개별화된 개입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어르신이 방문간호를 받고 있다.(사진=강서노인종합복지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