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하한선을 철폐하면서 중국 경제 개혁 속도에 탄력이 붙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토마토 자료사진)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대출 금리 하한선을 철폐하고, 각 금융기관들이 대출금리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부문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왕준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CCIEE)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점진적으로 대출금리 하한선을 낮출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다르게 인민은행은 한번에 하한선을 철폐해버렸다"며 "금리 조치는 금융개혁에 있어 큰 진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조치는 중국 금융개혁의 중대한 발전"이라며 "정부가 아닌 시장 주도로 금리가 움직이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대출금리 자유화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조사 결과, 현재 전체 대출 규모의 11% 정도 만이 기준 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중국 단기금리가 치솟으며 자금경색 우려가 고조됐던 가운데, 최근 하한선 부근까지 대출 금리를 낮추는 금융기관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특히, 중국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4대 은행들도 대출 수입 감소를 우려해 대출금리 자유화 조치를 반대해왔었다.
매닉 나라인 UBS 신흥시장 스트래지스트는 "이번 조치가 중국 경제에 즉각적 효과를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가 중국 금리 개혁의 핵심인 예금금리 자유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중앙정치국상무위원회 구성위원 중 유일한 개혁파로 손꼽히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보수파들과의 의견 합의를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캔 팽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 중국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개혁에만 나선 것은 더 공격적인 개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단기간 내에 예금 금리가 자유화 될 가능성도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유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예금금리 개혁은 매우 어렵고 민감한 문제"라며 "우리는 금리조치가 당장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민은행도 성명을 통해 예금금리 자유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초 작업이 필요하고, 이에 앞서 예금보험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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