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CJ수사 'MB정권 핵심인사 로비'로 확대 조짐
박영준 전 차관에 돈 건넨 정황 포착..수사 중
출국금지 전군표 전 청장 곧 소환해 조사할 듯
2013-07-29 13:54:53 2013-07-29 13:58:1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의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로비 수사가 전 정부 핵심 인사들에 대한 로비 수사로 확대될 조짐이다.
 
2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회장이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과 전군표 전 국세청장 외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도 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정황을 이 회장이 마련한 6200억원의 비자금 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고려대 법대 80학번으로 박 전 차관과 같은 과 동기사이다. 그런만큼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전 차관이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실세로 활동할 당시 이 회장이 정관계로비 통로로 활용하면서 박 전 차관이 필요한 자금을 댔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을 때 공무원 신분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전 차관은 이 회장이 허 전 차장 등에게 세무조사 무마 로비자금을 건넸던 2006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직무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런 가운데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및 정·관계로비 활동 의혹 역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은 2009년 천 회장이 2008년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CJ그룹을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수사에 나섰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CJ그룹 비자금 수사에서도 천 회장의 당시 의혹에 대해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당시 검찰에게는 그만한 여력이 없었다.
 
지난 18일 CJ그룹 비자금 수사결과 발표 당시 검찰 관계자는 "계좌설립이나 자금 운영이 해외에서 많이 이뤄졌다"며 "해외에 수사 포커스를 많이 맞췄으며 거기에 총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로비 단서나 구체적 증거가 나오면 수사를 할 수 있었지만 (이번_ 기업비리를 수사 하면서 정관계 로비 부분 단서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수사가 이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으로부터 시작 됐고, 허 전 차장이 구속되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 검찰의 칼 끝이 깊이 들어가고 있다.
 
CJ의 세무조사로비 의혹이 나올 때마다 천 회장의 로비활동 의혹이 거론되어 온 터라 검찰 역시 이번 수사에서 천 회장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천 회장은 고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이 회장과 친분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고대 교우회장을 맡았을 당시 이 회장은 부회장을 역임했다.
 
한편 검찰은 전 전 국세청장을 출국금지 조치한 데 이어 전 전 청장을 금명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허 전 차장이 CJ측으로부터 받은 30만달러를 전 전 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전 전 청장이 극구 부인하고 있어 허 전 차장이 중간에 배달사고를 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허 전 차장은 지난 26일 CJ측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거액과 명품시계를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체포된 뒤 이튿날인 27일 구속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