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위기속 임단협 속속 타결..애타는 '삼성重'
나홀로 성장세가 오히려 '독'
2013-08-01 13:38:46 2013-08-01 13:41:5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조선업계가 위기라는 인식에 어느 때보다 끈끈한 단결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노사가 똘똘 뭉쳐 헤쳐 나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7.19)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042660)(7.22), 현대미포조선(010620)(7.17), 한진중공업(097230)(7.25) 등 국내 대표 조선소들이 지난달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이들 대부분은 조합원 50~60%의 찬성률로 합의안이 통과돼 일부에서는 근로자들의 요구가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하지만, 업황이 어려운 때에 순조롭게 마무리된 것에 노사 양측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하계휴가 전에 임단협이 타결돼 노사 모두 마음 편한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사진제공=삼성중공업)
 
하지만 올해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삼성중공업(010140)만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이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협의회는 회사 측과 마련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했지만 협의회원 5642명 가운데 51.16%(2747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0.5%, 정기승급분 1.3% 등 임금 3만3177원을 인상하고, 격려금 51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창업 및 재취업 지원 내용과 설·추석 선물 등의 선택적 복리후생제를 도입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찬반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이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하계휴가 전에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던 당초 계획도 어그러졌다.
 
오는 3일부터 11일까지 조선소 근로자들이 하계휴가에 들어가 휴가 기간이 지나고 재협상과 근로자들의 재투표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때문에 빨라야 이달 말쯤 최종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 국내 조선소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마음이 급해지는 이유다.
 
다만 삼성중공업의 경우 일반 노동조합과 달리 단체행동권이 없는 노동자협의회 형태를 띠고 있어 파업 등 조업중단에 대한 우려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임단협 타결 시점이 늦어질수록 생산성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임단협 타결 여부와 노조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일부 해외 선사의 경우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선박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임단협 타결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바로 이 같은 실적 호조를 꼽는다. 전 세계적인 조선업 침체 상황에서 성장세를 이뤄낸 것에 비해 임금 인상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할 때 국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신장세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0% 이상 상승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기록한 삼성중공업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기대치는 더 높아졌다. 하지만 사측이 제시한 합의안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소폭 인상이었고, 이에 대한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찬반투표 부결로 이어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찬반투표 부결 이후 협의회 의견을 반영해 현재 재협상 중에 있다"며 "올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생산 및 수주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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