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사진제공=FC서울)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선수 시절에 비해 감독을 맡은) 지금이 더 힘들다."
대한민국 프로축구 K리그의 최고·최대 더비로 꼽히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인 '슈퍼매치'를 앞두고 FC서울을 이끄는 최용수 감독은 덤덤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부담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최용수 감독은 1일 오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 삼성과 치를 3일 오후 경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는 주장 하대성, 미드필더 고명진도 함께 참석했다.
최 감독은 "그동안 슈퍼매치를 앞두고 항상 많은 주목을 받았다. 양 팀 감독, 선수들도 수준높은 경기력과 페어플레이를 보여줘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홈에서 반드시 받은 만큼 되돌려주겠다. 선수들의 강한 의지를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승리에 대한 각오를 굳게 다졌다.
그런데 최 감독이 부임한 후 서울은 '7경기 연속 슈퍼매치 무승'의 좋지 않은 기록을 잇고 있다. 연이어 5경기를 패배한 후 최근 2경기는 비긴 것이다. 부담을 느끼는 게 당연한 상황이다. FA컵을 포함할 경우 서울은 지난 2010년 이후 수원을 상대로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 불명예 기록을 잇고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오히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며 "5패한 뒤 2무를 했다. '이제 우리가 상대에게 쉽게 지지 않겠구나, 이길 때가 됐구나' 하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경기 끝나는 시점까지 그런 생각은 절대 안 한다. 우리 선수들도 항상 '받은 만큼 되돌려줘야겠다'는 그런 생각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도 있어야하지 않는가. 이제는 끝낼 시점이 온 것 같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최 감독이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는 상대의 달라진 축구 스타일 때문이다. 수원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라돈치치와 스테보, 보스나 등의 힘과 높이를 대변해왔던 선수를 잇따라 이적시켰다. 또 새로 데려온 산토스를 중심으로 짧은 패스와 함께 유기적 움직임의 패스 축구를 이식 중이다.
라돈치치와 스테보는 FC서울을 괴롭혀왔던 수원의 대표 선수다. 하지만 이제 이들이 팀에 없다. 게다가 상대가 힘과 높이를 배제한 패싱 축구로 바뀌고 있다. 최 감독은 이 점을 승리를 예상하는 주요한 근거로 보는 중이다.
최 감독은 "상대가 힘과 높이를 배제하고 패싱축구로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방식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면서 "얼마나 유기적인 축구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랫동안 해왔던 만큼 수원에 패스 축구를 보여주고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 감독은 선수 시절에 느낀 슈퍼매치 출전의 부담감과 감독으로서의 부담감을 비교해 달라는 요청에 "지금이 더 힘들다. 지금은 그 때보다 생각할 것도 많고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고민도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최 감독은 "재미가 있다"며 수원과의 경기는 즐기며 이기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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