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FBI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노트북을 해킹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BI 내부 고발자의 주장을 근거로 "FBI 가 안드로이드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마이크를 작동시켜 대화를 외부에서 녹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관련 보도 이후 정부 기관의 개인 정보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된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FBI 는 이미 지난 2004년부터 '로빙 벅스'(Roving Bug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폭력배 등 범죄자의 휴대폰을 감청해왔다는 얘기다.
실제 '로빙 벅스'가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IT업계 전문가들은 FBI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의 휴대폰 전원을 작동시키거나 녹음할 수 있다고 수차례 주장해왔다.
FBI 내부 고발자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FBI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용의자의 컴퓨터를 수시로 해킹하고 이를 위해 각종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외부 회사에서 구입한 감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FBI는 (범죄 수사와 관련된) '적절한 데이터' 만 수집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유사시 정부의 민간인 사찰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크다. 특히 최근 뉴질랜드 정부가 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다루고 있는 한 언론인의 휴대폰을 해킹하는데 미국 정부가 도움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FBI와 구글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안드로이드의 보안 문제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앱도 설치되지 않는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의 경우 악성코드의 침입에 취약한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블루박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제프 포리스털은 "안드로이드폰의 99%가 휴대전화 내에 장착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해커가 별다른 장애 없이 침투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앱스토어를 통해 합법적으로 설치된 앱조차도 해커들에 의해 '트로이 목마'로 바뀔 수 있다"며 "안드로이드 1.6 이후 모든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이어서 지난 4년간 이 같은 결함을 가진 스마트폰이 9억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사진제공=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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