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순당(043650)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노예계약서' 수준의 대우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순당피해대리점협의회와 참여연대 등은 13일 국순당 본사가 지난 2009년 2월부터 약 2년간 대리점 노예계약서 운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려 179개의 의무조항으로 판매 목표를 강요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물품공급 계약서를 보면 제15조 계약해지 1항 1호의 별지에 매출 관련 82개, 거래업소 수 관련 81개, 정책이행 관련 11개, 시장관리 관련 5개 등 총 179개의 의무조항이 있다.
매출부분에서는 1차로 도매점 매출의 합이 전월 대비, 전년 대비, 포션 대비(전국 도매점 대비 해당 도매점의 배출 비중), 분기 대비, 반기 대비, 1년 평균에 대비해 매출 하락 관련 커트라인에 해당하지 않아야 했다.
2차로 제품군별(백세주·백세주담, 차례주, 선물세트)로 같은 방식으로 월, 분기, 반기, 년 커트라인 등에 해당하지 않아야 계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거래 업소 수도 매출부분과 같이 전월 대비, 전년 대비, 포션 대비(전국 도매점 대비 해당 대리점의 거래업소수의 비중) 분기, 반기, 년의 평균에 대비하는 여러 항목을 통과해야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국순당은 도매점주를 종 부리듯 하면서 불만 접수 시 계약을 해지하는 등 고객에게는 왕으로 모시라 강요했다"며 "심지어 거래처 포스터 접점 시 다른 주류 포스터는 제거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현재 국순당 본사로부터 강제 퇴출당한 대리점주로 구성된 피해대리점협의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해 피해 보상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우원식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대리점 사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을지로위원회는 현재 본사와 대리점 간에 맺고 있는 계약서를 입수해 불공정행위가 없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국순당 관계자는 "문제가 된 계약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으로 현재는 전면 개선해 사용하고 있다"며 "피해 대리점주들과는 구체적 보상 근거를 제시하면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순당피해대리점협의회가 공개한 이전의 국순당 계약서 별지. (사진제공=국순당피해대리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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