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추징금 자진 납부 의사를 검찰에게 밝혔다는 전언과 함께 구체적인 액수마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전액 환수가 목표"라고 못박았다.
검찰의 이같은 발언은 추징금 환수를 놓고 검찰과 전씨 측이 흥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적인 의혹과 비판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에 대한)기본 목표는 전액 환수가 목표"라며 "5백억이니 천억이니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목표와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전씨 측에서도) 천억을 제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고 국민들이 받아들일지 아닐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전씨 측에서) 돈을 제시하고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씨측의 미납 추징금 자진납부 가능성은 그동안 검찰의 전방위적인 조사가 이어지면서 연희동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어 왔으나 구체적인 규모 등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그러나 검찰의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이 한 달만에 수사로 전환되면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씨의 부인 이순자 여사의 동생 창석씨가 조세포탈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재국, 재용, 재만씨 등 세 아들들의 검찰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는 전씨측 법률대리인이 검찰에 자진납부 의사를 밝히면서 규모를 물었고 검찰측에서 1000억원은 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조언을 했다는 전언도 제기됐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에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일부만 납부하고 현재까지 1672억여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검찰과 전씨측 모두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 측에서 추징금 자진납부 의사를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씨 측에서도 극구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 제기가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전씨 측이)국민들한테 약속하면 된다. 우리가 가진 게 이거라고 까고 약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한테 제시해봤자 판단도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이창석씨가 관리해 오던 오산 땅 약 46만㎡를 차남 재용씨가 매입할 때 세탁된 전씨의 비자금 20억원이 포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 조카 이모씨가 서울 한남동 고급 빌라촌 인근의 700㎡ 규모의 부동산을 2011년 매각해 얻은 60억원 가운데 일부를 전씨측에 비자금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창석씨의 영장발부 여부에 따라 전씨 아들들의 소환시기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9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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