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측 "전직 국정원장 구속 재판할 이유없다"
서울중앙지법 보석심문.."공소사실 흔들리는 마당"
2013-08-20 18:00:20 2013-08-20 18:03:42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국정원 선거개입 지시 의혹과 별개로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측은 20일 국가 최고 기관의 정보기관의 수장 출신을 예우하는 차원에서라도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보석심문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사람을 구속 재판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수사단계에서 구속 수사해 수사가 끝났고,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가 구속돼 피고인과 접촉이 불가능하다"며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부인하고, "피고인은 현재 출국금지된 상태라 도주의 염려도 없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원 전 원장의 개인비리 혐의를 일체 부인하며 "공소사실이 흔들리는 마당에 굳이 구속 재판을 해야하느냐"며 "재판은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다. 재판부가 옛날로 돌아간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원 전 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다른 재판을 받고 있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라도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4년여간 국정원장으로 재직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전히 사회 각 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또 "이 사건은 피고인이 사기업 인허가 알선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것으로 사안이 중대하다"며 "유죄시에 중형이 선고될 것이고 이에 따라 도망의 가능성도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 전 원장측은 재판부에 "황보씨와 저는 돈을 주고받은 관계가 아니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이날 보석심문 기일에 앞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서 원 전 원장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보건설 대표 황보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고 다음달 11일 오전 10시 첫 공판기일을 열고 황보씨를 증인으로 법정에 세우기로 했다.
 
황보씨의 증인 신문 기일에 검찰은 3시간, 변호인 측은 5시간을 각각 할애할 것을 예고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지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재직 당시인 2009년부터 건설업자 황모씨로부터 공사 수주와 관련한 청탁과 함께 1억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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