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회의실에서 명절, 휴일, 휴가 제도를 종합적으로 짚어보는 '쉬는 날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추석 연휴 지정과 관련해 공방이 오갔다.
김대현 박사는 이날 주제 발표를 통해 추석을 양력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김 박사는 "최근 우리나라의 계절변화 추이를 볼 때 9월 말이 돼야 기온상 가을로 접어들게 된다"면서 "더운 추석으로 농가에서는 성장촉진제를 사용해 출하시기를 앞당기고 소비자는 높은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요 농산물의 수확이 끝나는 시점에서 양력으로 추석일을 지정하게 되면 기후에도 맞고, 물가도 안정되며 농가소득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추석을 현행 음력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김명자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는 "양력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요일로 바꾸자는 것은 역사적 의미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면서 "여름 추석으로 인해 생산을 맞추는 농산물도 일부 품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어 "외국의 추수감사절과 같은 의미를 찾자면 우리민족에는 음력 10월을 상달이라 하여 햇곡식으로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체휴일제 도입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비슷하다는 주장과 도입 범위를 설·추석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체휴일제 전면 도입에 대한 의견은 없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실장은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연 16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3일에 비해 많은편"이라면서 "10일인 미국, 15일인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변 실장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비용이 발생하고, 근로자와 기업, 정부부처 간에도 입장 조율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지난 10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단축되고 있으므로,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근로시간 단축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면, 대체휴일제 도입보다 잔업·특근 등을 조정하는게 우선해야 한다"면서 "대체휴일제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설·추석 연휴 등에 한해 도입범위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하계휴가 집중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김덕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계휴가가 7월말~8월초에 집중되어 있으며, 휴가 목적지도 강원도 23.8%, 경남 11.2% 등 특정지역에 집중돼 있어 관광지의 혼잡, 도로정체, 바가지 요금, 관광서비스 만족도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하계기간 휴가집중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직장 내 경직적 분위기를 완화하고, 연중 휴가를 사용하게 하는 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본부장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휴가는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연차휴가비를 지급하기 보다 근로자들이 눈치안보고 자율적으로 휴가를 쓰도록 권장하는 휴가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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