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주기자] KT와 KTF의 합병문제를 놓고 맞서고 있는 KT와 SKT가 다시 "무엇이 글로벌트렌드냐?"를 놓고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충돌하는 등 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KT는 최근 KT와 KTF의 합병은 세계적 추세와도 안맞는 것이라는 '반대파'들의 공격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 11개국이 유무선 통합경영을 하고 있다"며 "컨버전스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경영이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합병반대 진영의 선두에 서 있는 SK텔레콤은 이에 맞서 "대다수 국가가 유선지배적 사업자가 이동전화 사업자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을 뿐 이동통신사를 합병하지는 않고 있다"며 KT쪽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는 핵심이 빠져있다는 평가가 많다.
'KT는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는가?', 'SKT는 왜 합병이 통신시장을 마케팅 비용전(戰)으로 치닫게할 것이라고 예측하는가?' 등 정작 핵심 쟁점들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것이다.
KT가 합병을 선언하면서 "새로운 서비스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반대진영에서는 "겉만 번드르하고 내용은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T는 합병 계획을 밝히면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SKT측은 "유선시장의 수익성이 끝난 상황에서 자본력을 통합해 무선시장을 노리겠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절하 하면서, "KT의 자본력이 무선시장에 유입될 경우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심화돼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T의 반대론도 논리가 빈약하긴 마찬가지다.
SKT는 "필수설비(통신주, 가입자망, 관로 등)와 공공재 성격의 통신망 운용방안에 대한 사전 논의 없이 합병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KT는 SK텔레콤이나 브로드밴드측이 신청한 설비가 2004년부터 지난 2007년까지 관로 임대만 7건이라는 점을 내세워 "사용하지도 않는 필수설비에 대해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KT는 특히 "기업의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유무선 통합으로 세계 통신회사들과 경쟁하려는 움직임을 반대하기엔 SKT의 몸집이 너무 크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 공방의 본질이 통신시장에서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점에서 방통위의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논란이 가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강명주 기자 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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