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강세로 전환했다. 자연스레 석유화학 업계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의 시리아 공습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덩달아 끌어올리고 있어 원가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1.30달러 하락한 배럴당 108.8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전날 대비 1.45달러 하락한 배럴당 115.16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두바이 현물유가는 전날 대비 1.34달러 상승한 배럴당 112.99달러로 장을 마쳤다.
앞서 국제유가는 지난 28일 시리아에 대한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의 공습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WTI가 배럴당 110. 10달러를 기록, 2년 만에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시리아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시리아의 지리적 위치가 가진 파장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원유 생산량이 전 세계 32위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전 세계 원유공급량의 35%를 담당하는 중동지역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시리아 사태가 이란, 이라트 등 인근 국가로 번질 경우 중동산 원유공급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오일의 공급처를 끊는 것과 같다.
다행히도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지난 28일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버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유엔조사단의 활동에 사흘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하면서 공습은 잠정 보류됐다. 그러나 미국의 독자 군사개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국제유가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유가 불안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동시에 끌어올렸다. 지난 29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톤당 971.5달러로 전일 대비 0.5% 올랐다. 이달 중순 톤당 933.6달러를 기록한 뒤 보름새 4.05%나 상승한 것이다.
반면 제품가격은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품이 약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화섬 원료인 파라자일렌(PX)는 톤당 149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폴리에스터의 원재료인 모노에틸렌글리콜(MEG)은 열흘만에 30달러나 떨어진 1088달러를 기록했다.
합성수지인 고밀도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 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이어가는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대체로 주춤하다는 평가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로 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나프타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면서 "석유화학은 내년 상반기까지 증설 물량이 없기 때문에 유가 급등만 진정된다면 4분기에는 제품가격이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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