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영국에서 '제로아워 계약(zero-hours contracts)'의 남용을 막기 위해 법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에드 밀리반드 영국 노동당 총수(출처=노동당 홈페이지)
에드 밀리반드 영국 노동당 대표는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영국 노동조합회의(TUC)에서 G20 국가 평균임금을 밑도는 영국 고용시장의 저임금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로아워 계약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노동당 측은 구체적으로, 특정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일하는 노동자와 겸업이 금지된 노동자들에 대한 제로아워 계약을 중단하는 한편, 주기적인 일거리가 없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제로근로계약을 도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로아워 계약이란 근로시간을 명시하지 않고 고용주가 원하는 시간에만 일하는 고용계약 방식으로 일한 시간만큼만 급여를 지급받는 계약이다.
노조연합 유나이트 유니언(Unite Union)에 따르면 적어도 550만명의 영국 노동자들이 제로아워 계약으로 일하고 있다.
이 계약은 충분한 근로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데다 휴가·병가 등 기본적 복리후생도 포함하지 않아 불공정 계약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밀리반드 노동당 대표는 “제로아워 계약의 확산은 수백만명의 영국 근로자를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경제 위기 이후 영국 경제의 양극화가 더 심해져 경제활동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불공정 경제가 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다른 G20(주요 20개국) 국가들과 영국의 실질임금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0년부터 2012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영국 실질임금은 2.6% 감소해왔지만 같은 기간 프랑스는 0.5% 증가세를 보였고 독일은 2.7%, 캐나다는 3.4% 증가해왔다.
밀리반드 대표는“고용 유연성을 명분으로 노동 착취를 합법화하는 불공정 계약은 멈춰야 한다”며 “의료나 교육산업처럼 (제로 아워 계약이) 유용한 분야도 있겠지만 무분별한 도입은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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