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의 핵심 키워드는 '세무조사'가 될 전망이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상반기에만 9조원에 달하는 세입결손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이를 메우기 위해 세무당국이 강도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의 경우 현재 현대자동차, 포스코, 롯데쇼핑, 효성, LG, CJ 등 대기업 그룹과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일제히 진행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과 SC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 금융권에 대한 세무조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경기도 어려운데 세수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국세청이 무리하게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여기에 일부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집중 추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경우 회장교체를 압박하기 위해 세무조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롯데쇼핑이나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특혜를 받은 기업들에 대한 손보기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올 초 고강도 세무조사 계획을 세웠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기업규제완화 발언 이후 세무조사 건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오락가락한 세무행정도 국정감사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세청은 당초 연두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정부의 공약재원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늘리고, 이른바 '노력세수'로 종전보다 높은 8%의 세수입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외치고, 경제민주화 바람도 시들해지면서 지난 7월에는 대기업 세무조사를 오히려 전년대비 100여건 줄이겠다고 선회하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세청의 비리문제도 국감위원들의 질문세례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로비에 연루된 전현직 국세청 고위간부들이 최근 잇따라 구속수감되거나 검찰조사 후 사직하면서 수차례 투명세정을 약속했던 국세청의 청렴문제가 또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지난달 말 100대 기업 관계자와의 식사와 골프 등 사적인 만남 일체를 금지하는 등 고강도 자정대책을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사적만남에 대한 감시를 국세청 스스로가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또 동창회 등은 사적만남의 규제대상에서 예외로 두고 있다는 점 등도 실효성을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역외탈세 차단을 위한 국세청과 관세청의 행정공조에 대한 주문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과세사각지대였던 역외탈세 부분에서 거액의 세수입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세수확충을 위한 역외탈세 차단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대해서는 세수입확보 외에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의 일본산 수입품에 대한 검사문제에 대한 집중 추궁이 예상된다.
일본산 수입제품이 국내에 들어와 국산이나 다른 지역 산으로 허위표시되어 유통되고 있는 등 관세청의 통관검사 능력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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