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스마트폰 세계시장 3위인 LG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수익보다는 시장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둔 LG전자로서는 중국의 도전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게 됐다.
LG전자(066570)는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G폰 출시를 계기로 지난 1, 2분기 연속 세계시장 3위의 지위를 지켜내는데 성공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도 덩달아 상승하는 추세. 그간의 경쟁대상이던 전통 강호 노키아, 블랙베리, 소니 등이 주춤한 가운데 거대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판매량 3위 자리를 지켰다. 2분기에만 1210만대를 판매해 5.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중국의 ZTE는 11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5.0%, 화웨이는 1110만대를 판매해 4.8% 점유율을 기록했다. 3위 LG전자와의 격차가 채 1%도 되지 않는 이른바 '혈전'이다.
시장점유율 상승세도 LG전자 못지 않다. 2분기 LG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시장점유율을 1.6% 늘였고, ZTE와 화웨이도 각각 1.3%, 0.6% 증가하며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업체들이 이같이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스마트폰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내수의 힘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단일 시장으로는 이미 미국을 제쳤다. 분기당 무려 8000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이 판매되고 있다.
중국에서의 부동의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다. 반면 2위에서 5위까지는 모두 중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ZTE,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상위권에 랭크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모두 더하면 삼성전자를 앞지른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펴는 것도 이들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판매량의 90% 이상을 내수에서 감당해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정부의 자국 업체에 대한 비호와 통신사들을 통하지 않은 판매방식 등으로 인해 해외 업체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거대한 내수 시장 판매량에 힘입어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만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3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여타 업체들의 약진도 무섭다. 모토로라는 구글,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품에 안기며 애플과 함께 자체 운영체제(OS)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약진이 LG전자의 세계시장 공략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문제다. 중국은 중국 업체들의 장벽으로 인해 시장 공략이 쉽지 않아 북미와 유럽 등 다른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벌여야만 한다.
여기에 애플의 '아이폰5S'와 '아이폰5C',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 등 세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이들이 하나같이 이달 들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시장의 수요를 이끄는 것도 부담이다.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자칫 G2가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희소식도 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시장 2위 애플과의 격차를 8.3%포인트로 줄이며 시장 강자 위치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애플이 이 기간 신제품을 내놓지 않으며 기존 아이폰5에 의존한 터라 3분기부터는 다시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는 '추격자'로 올라설지, 중국 업체들에게 밀려 다시금 '군소주자'로 내려앉을지 답은 시장이 쥐고 있다.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2' (사진= 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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