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매년 대형 할인점에서는 태풍 이후 낙과 피해를 본 '못난이 과일'을 저렴하게 선보이지만, 올해는 이같은 행사를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못난이 과일은 겉면에 흠집이 나거나 모양이 다소 불균형하지만, 맛에는 큰 차이가 없고 일반 상품보다 최대 50% 저렴해 인기가 좋다.
지난해 '볼라벤', '산바' 등 태풍의 영향으로 주요 산지의 60% 이상이 낙과 피해를 당했고, 과일 가격이 폭등해 못난이 과일이 조기 품절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2009년 이후 4년 만에 태풍이 없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낙과 피해도 크게 발생하지 않아 못난이 과일 행사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태풍으로 인한 낙과율은 자연 낙과율(10%~15%)보다 3배 정도 큰 40% 정도로, 태풍 발생은 그 해 출하량과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덕분에 올해 사과, 배 출하량은 작년 이맘때보다 20%~30% 증가해 최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27일 기준 가락시장 과일 도매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사과 홍로(15㎏·상)'가 32.4%, '배 신고(15㎏·상)'가 39.5%, '포도 캠벨(5㎏·상)'이 46%로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전 일주일(12일)과 추석 후 일주일(26일)의 가격과 비교하면 '사과 홍로(15㎏·상)'는 4만6066원에서 2만5199원으로, '배 신고'(15kg·상)'는 5만2838원에서 3만1340원으로 최근 2주 사이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태풍 피해가 컸던 탓에 추석 일주일 후 가격이 전년과 비교해 사과가 45.1%, 배가 70.2%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한편, 채소 역시 올해 태풍 피해를 빗겨간 덕분에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김장 채소류의 가락시장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배추(10㎏·상)'가 37.9%, '무(18㎏·상)'가 51.7%, '대파(1㎏·상)'가 57.6%로 크게 하락하는 등 추석 이후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던 작년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우주희 롯데마트 신선식품부문장은 "올해는 태풍이 발생하지 않아 작년보다 과일, 채소 출하량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명절 이후 수요 감소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다양한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