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오는 12일 울산 모비스와 서울 삼성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에서부터 김승현(34·삼성)과 양동근(32·모비스)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울산 모비스는 오는 12일 오후 3시7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서울 삼성과 홈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공중파 KBS1TV에서 중계를 예고한 만큼 다섯 곳에서 펼쳐지는 개막전 중 가장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 프로농구는 양동근 시대
부활을 노리는 '패스의 달인' 김승현과 현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불리는 '성실맨' 양동근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천재가드'로 불렸던 김승현은 이제 도전자 입장이다. 그가 과거 명성에 비해 주춤한 사이 양동근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2004~2005시즌 데뷔한 양동근은 매년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부족한 패스 센스를 노력으로 메우며 시즌이 거듭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수'로 불리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현재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는 양동근"이라며 칭찬할 정도다.
특히 최근 2시즌 동안 모든 경기(각 54경기)에 출장하며 "체력과 성실성은 양동근이 최고"라는 평을 듣고 있다. 기술 하나만큼은 최고로 꼽히는 전태풍(고양오리온스)이 "양동근은 짐승"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큰 부상 한 번 없이 군입대 시절을 제외한 모비스의 우승(2005~2006, 2006~2007, 2009~2010, 2012~2013)을 매번 이끌었다는 점도 철저한 자기관리를 증명한다.
◇김승현 주춤할 때 양동근 부각
◇지난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모비스 양동근. (사진제공=KBL)
양동근은 2005~2006시즌 2년차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서장훈과 함께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신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김승현 이후 포인트가드로 양동근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김승현은 2001~2002시즌 대구 동양오리온스(현 고양오리온스)에서 데뷔 하자마자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당시 신인선수상과 정규리그 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김승현의 활약과 함께 동양오리온스는 전국구 팀으로 거듭났다. 원정경기에서도 홈 팀 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김승현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농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데 큰 역할을 하며 군 면제 혜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그는 허리디스크로 주춤했고 오리온스와 농구 외적인 계약문제로 뜻하지 않은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 마음 고생 끝에 2011~2012시즌 가까스로 계약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지만 몸 상태는 예전 같지 않았다.
그는 2012~2013시즌을 앞두고는 절치부심하며 강한 훈련을 소화했다. 언론과 팬들의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개막 전 전지훈련에서 목디스크 파열로 시즌 절반을 재활로 보내고 말았다. 재활 이후 복귀한 김승현에게 상대 팀들은 강한 압박으로 응수했다. 예전 명성에 비해 김승현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다.
◇삼성 포인트가드는 김승현이다
◇지난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삼성 김승현. (사진제공=KBL)
김승현은 간절히 재기를 노리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선수생활을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각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동광 감독을 비롯한 삼성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김 감독은 김승현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동광 감독은 "김승현 외에는 1번(포인트가드)다운 1번이 없다"며 "김승현이 다른 선수들과 어떤 호흡을 맞춰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가드 왕국이라 하는데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에는 김승현 외에도 이정석, 이시준 등 수준급 가드들이 많다. 이런 가운데도 김동광 감독은 김승현에게 강한 믿음을 보인 것이다.
김승현은 이번 시즌 경쟁자를 묻는 질문에 "기존에 있는 선수들도 많다"며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이번에 두경민(동부)과 김민구(KCC) 같은 신인들과 매치업이 될지 모르겠는데 한 번 이겨보고 싶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김승현의 몸 상태는 이상없으며 개막전 출전이 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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