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손흥민은 날 뛰어넘을 선수"..공통점 '눈길'
2013-10-10 14:31:12 2013-10-10 14:35:00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제공=더 엠)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영웅 차범근(60) 해설위원이 자신의 뒤를 이어 레버쿠젠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21)을 극찬한 가운데 둘의 공통점이 눈길을 끈다.
 
선수시절 레버쿠젠에서 뛰며 분데스리가를 사로 잡았던 차범근 해설위원은 지난달 독일로 날아가 직접 손흥민을 격려했다.
 
차범근 해설위원은 손흥민에 대해 "날 뛰어넘을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손흥민은 이에 "대선배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며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레버쿠젠'의 과거와 현재인 둘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일 현지 언론과 국내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차붐'과 '손세이셔널'의 닮은꼴 행보
 
'제2의 차붐' 성공 신화를 열고 있는 손흥민은 차범근이 걸어간 길을 묵묵히 뒤따르고 있다. '레버쿠젠'이라는 공통분모부터 최고의 활약과 최고 수준의 대우까지 영락없이 닮은꼴이다.
 
차범근은 1983~1989년까지 7년 동안 레버쿠젠에서 뛰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차범근 시대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레버쿠젠 팬과 독일 언론은 손흥민에게서 차범근의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차범근과 손흥민을 향한 현지의 관심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차범근이 분데스리가 경기장을 찾을 때면 현지 언론사와 수많은 팬들이 관심을 보인다.
 
차범근은 지난 1월 프랑크푸르트 축구 박물관에서 400여명의 독일 팬이 참석한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8년 12월에는 FC 코트부스와 경기에 참관한 모습이 현지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히며 기립 박수를 받았다.
 
◇기록으로 말하는 최고의 활약
 
기록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전성기를 풍미한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고 있다. 특히 그는 레버쿠젠에서 여섯 시즌 동안 무려 52골을 기록했다.
 
1987~1988 시즌에는 팀에 유럽축구연맹(UEFA)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또 차범근은 레버쿠젠 전 4시즌 동안 뛰었던 프랑크푸르트에서도 1979~1980 시즌 UEFA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긴 바 있다.
 
이를 아직 잊지 못하는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올 1월 '레전드 베스트 11' 중 한 명으로 차범근을 선정하며 그를 역대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하고 있다.
 
손흥민 역시 연일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함부르크 SV에서 활약한 2012~2013 시즌에는 12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 순위 공동 9위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로 분데스리가에서 한 시즌 동안 두 자리 수 골을 넣은 선수는 차범근 이후 손흥민이 유일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레버쿠젠에 이적해 11경기에 출전하며 3골 3도움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레버쿠젠의 확실한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다.
 
◇최고 수준의 대우 받으며 가치 증명
 
최고 수준 이적료와 연봉을 받은 것도 둘의 공통점이다. 차범근은 198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당시 최고 수준의 이적료 135만 마르크(4억 500만원), 연봉 52만 6000 마르크(1억 5000만원)를 받았다.
 
손흥민도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함부르크 SV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받은 이적료는 1000만 유로(약 151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레버쿠젠 역대 최고 금액이다.
 
레버쿠젠과 5년 장기 계약을 체결한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시즌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줄 마지막 퍼즐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를 독점 생중계 하고 있는 '더 엠(The M)'의 송영주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팀을 옮긴 후 전성기 시절 차범근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움직임과 돌파력, 폭발적인 슈팅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차범근은 26세에 분데스리가에 데뷔했지만 손흥민은 22살에 벌써 분데스리가에서 4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이 앞으로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활약한다면 차범근 같은 레전드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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