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효과에 웃고, TV의 부진 탓에 울었다.
애플의 아이폰5S와 5C가 시장의 혹평에도 판매량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예상외로 선전하면서 관련부품 공급이 대거 늘어 영업이익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주력제품인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의 판가하락으로 매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4분기 성수기에 접어듦에도 LCD 패널의 판가 상승이 여의치 않아 LG디스플레이의 이마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034220)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986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1% 늘어난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925억원을 기록해 6.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애플의 덕이 컸다.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중소형 패널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중반대(지난 2분기 17%)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중소형 제품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이 지난 9월11일 출시한 아이폰5S.(사진제공=애플)
애플의 아이폰5S와 5C가 출시 첫 주에만 900만대 이상을 판매해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3분기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늘어날 수 있었다는 게 업계 분석.
당초 증권가에서는 3분기부터 애플 아이폰 효과가 두드러짐에 따라 큰 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TV 부문 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예상은 절반만 들어맞았다.
LG디스플레이 제품 포트폴리오 상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TV(지난 2분기 51%)의 판가 하락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게 무엇보다 컸다.
현재 기술이 성숙한 LCD TV의 경우 중국의 추격으로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가격은 떨어지고, 출하량도 줄어 3분기 매출 부진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모바일 부문의 실적은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9월 이후 TV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급격히 하락하면서 TV 부문의 실적악화가 3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특히 4분기 크리스마스, 블랙프라이데이 등 북미 시장의 이벤트 덕분에 TV 출하량은 소폭 상승하겠지만, 판가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어 TV 부문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근본적인 LCD 패널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LCD 패널 시상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선두권 업체들의 질주 속에 대만과 일본,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해 치열한 3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중일 3국간 자존심까지 걸리면서 신 삼국지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에 8300억원 투자를 결정하는 등 TV 이외의 부문에서 수익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 울트라HD(UH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차세대 TV 시장을 선도함과 동시에 수익성을 내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 TV에서 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은 지났다"며 "이제는 중소형 모바일 제품과 UHD TV, OLED TV 등 차세대 제품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주어진 시장의 여건은 녹록치 않다. 당분간 차세대 TV 시장을 호령할 UHD TV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고, OLED TV는 비싼 가격 때문에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애플의 그늘에서 벗어나 대형 패널 시장에서 '시장 선도'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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