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법안(일명 '오바마케어') 존폐를 놓고 팽팽히 맞서다 내년도 예산안 합의에 실패하는 바람에 2014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지난 10월 1일 연방정부가 일시 폐쇄 상태(셧다운)에 들어갔다.
오바마케어가 어떤 법안이기에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 극단의 국면까지 치달은 것일까.
◇美 저소득층, 오바마케어 적극 지지
미 국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정치조직인 헤리티지액션은 지난 8월 9개 도시를 순회하며 오바마케어 폐지 집회를 열었다, 티파티 계열의 '티파티 패트리어트'도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레이디가가 등 유명인사들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바마케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저소득층은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오바마케어에 따른 건강보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건강보험거래소 사이트는 접속자 과다로 폭주상태에 이르렀다.
오바마케어의 정식명칭은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PPACA,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이다.
오는 2014년까지 모든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득의 2.5% 해당하는 벌금 부과, 50인 이상 고용주 건강보험 제공 의무 부과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이미 지난 10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의료보험 후진국의 개혁 시도
미국은 전 국민이 국가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포괄적인 의료보험이 없다.
미국의 공적 보험은 65세 이상 노인과 일부 장애인을 위한 메디케어(Medicare)와 일정 수준 미만인 저소득층 국민을 위한 메디케이드(medicaid), 수입이 적으나 메디케어가 적용되지 않는 가정의 자녀에게 제공되는 주아동의료보장제도(SCHIP, State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로 이뤄져있다.
공적 보험이 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직장에서 제공되는 민간 보험에 가입하거나 보험이 없는 상태로 지낸다.
송상호 국민건강보험공단 차장은 "지금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이 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9.3%를 크게 웃돈다"며 "미국 의료시스템은 의료비는 굉장히 많이 들면서 의료 보험 혜택을 못받는 사람도 많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비의 순이익 중 상당 부분이 민간 보험사로 흘러들어가 일반 국민들이 제대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전 국민에게 의료보험을"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1기부터 핵심정책과제로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한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당시 TV광고에서도 과거 친어머니가 난소암으로 투병할 당시 어마어마한 치료비로 힘들어했다는 사례까지 들며"재선에 실패하더라도 꼭 오바마케어를 이루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오바마케어는 전 국민에게 의료보험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바마케어는 소수 민족과 시민권이 없는 사람을 포함해 전 국민의 95%가 보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오바마케어는 민간보험회사에 위탁을 통해 이뤄진다. 기존에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가입을 강제하고 일정부분 국가에서 보험료를 제공해준다. 국가가 지원하는 보험료는 소득에 따라 다르다.
브레들리 서먼(Bradley Schurman) 미국 은퇴자협회(AARP) 수석고문은 "과거에는 가족력 등 병력이 있으면 보험회사가 환자의 가입을 거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오바마케어의 시행으로 민간회사가 과거 병력,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른 가입 거절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민 의료보험 혜택에 들어가는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오바마케어로 정부지출이 2013년부터 10년간 총 1조7600억달러(약 1891조원)에 달할 것이라 보고 있다.
공화당은 이러한 의료보험 개혁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사회주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 이라는 의견도 있다.
송 차장은 "오바마케어로 미국국민들이 혜택을 많이 받게 된다면 다음 대선 때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 자명하다"며 "오바마케어의 성공이 다음 대선의 공화당 패배로 이어지게 될까봐 예산안 통과를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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