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사업자 등록 의무화' 논란..진실은?
2013-10-21 15:42:24 2013-10-21 18:42:42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아이폰 개발자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애플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앱스토어 운영정책 변경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한국계정을 이용하는 모든 개발자를 상대로 사업자 등록번호와 통신판매업 등록번호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국내에서 유료든 무료든 어플을 새로 출시하거나 이미 출시된 어플을 업데이트하려면 관련 정보를 꼭 입력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법인에만 적용됐던 기준이라는 점에서 개인 개발자들로서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4만5000원의 통신판매업 면허세와 10% 부가가치세, 각종 소득세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한 아이폰 개발자는 “수익확보 외 목적으로 어플을 개발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큰 짐이 생겼다”며 “정부는 창조경제를 운운하면서 앱생태계가 망가지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갑작스레 운영정책을 변경한 것일까.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정확히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IT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다름 아닌 ‘세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시작은 2010년 6월 기재부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어플을 대상으로 10% 부가세를 매기기로 결정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익이 있으면, 세금이 있다”는 통념처럼 스마트폰 어플 또한 오프라인 상품과 동일선상에 놓여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과세는 국내 법인에만 적용됐을 뿐, 해외 법인은 규제의 사각지대로 남았다. 앱마켓은 일종의 글로벌시장으로서 누구나 쉽게 한국에 어플을 판매할 수 있지만 정작 법 적용은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가 따로 받기 때문이다.
 
이에 기재부는 앞으로 나타날 ‘차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국세청과 함께 해외 사업자에게도 부가세를 과세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외국에서는 앱마켓 운영업체들이 일괄적으로 해외 개발사에 부가세를 거둬 현지 정부에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애플코리아는 정확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은 채 그저 “국내 법규상 어려운 점이 있다”며 거절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관련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개발자들이 한국정부에 직접 직접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리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규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로서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애플과의 사전협의는 전혀 없었고, 만약 세금 문제 때문에 일방적으로 정책을 변경했다면 황당할 뿐”이라고 밝혔다.
 
◇ 애플 앱스토어 (사진제공=애플코리아)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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