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을 현장경영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유럽시장이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지금, 생산에 만전을 기해 고객 감성을 충족시키는 고품질의 자동차로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해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사진)이 유럽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고품질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현대·
기아차(000270) ‘제값 받기’ 정책의 일환으로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 강자로서의 도약을 위한 필수조건이 바로 '품질'에 있다고 본 것이다. 품질만이 고객 감동을 바탕으로 한 시장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이는 프리미엄 브랜로서의 현대차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게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정 회장은 22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와 유럽에 있는 현대·기아차 생산·판매법인과 기술연구소 등을 방문해 현지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판매 전략을 짚는다. 4일간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등 4개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에 유럽을 방문한 정 회장은 유럽 자동차 시장 회복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정 회장은 “유럽시장 침체에도 현대·기아차는 시장 점유율을 상승시키며 선전하고 있다”며 격려한 뒤 “이제는 질적인 도약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전 임직원이 역량을 집중해 품질 고급화, 브랜드 혁신, 제품 구성 다양화 등을 추진해 미래를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정 회장이 하반기 첫 방문지로 유럽을 선택한 것은 유럽 경기가 올해 바닥을 찍고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 글로벌 브랜드들이 격돌하는 유럽시장에서의 성패는 현대·기아차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
그는 앞서 지난 7월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 “해외시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미국, 중국의 성장 속에 유럽과 러시아의 감소로 전년 대비 3.2% 증가한 803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럽은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시장 수요가 1353만대로 전년 대비 3.8% 감소하는 등 6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의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게 KARI 분석이다. 유럽에서의 자동차 수요가 올해보다 2.5% 늘어난 1387만대를 기록, 상승세로 전환한 뒤 2015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구조조정을 마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과 엔저 날개를 단 일본 자동차 업체들 간 진검승부가 더해지면서 유럽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도 여기에 밀리지 않고 선제적 품질 경영을 통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지난해 유럽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는 총 1252만7912대로 2011년(1359만2823대)보다 7.8% 감소했음에도 현대·기아차는 76만9706대를 판매해 11.6% 껑충 뛴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본격화했던 2010년 4.5%에서 지난해 6.1%로 상승,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6%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9월 현재까지 6.3%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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