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의 S&P500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750선을 넘어서는 등 뉴욕증시가 상승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세 이끌고 있다. 기업실적 호조도 어닝랠리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월가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계속되며 이번 랠리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S&P500지수가 연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美 증시 고공행진중..S&P 나흘째 '신기록 행진'
지난주 미 정치권의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둘러싼 대립이 일단락된 이후 뉴욕 증시는 계속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10.1포인트(0.57%) 오른 1754.67포인트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초로 1750선을 넘겼다. S&P500 지수는 지난 17일 이후 나흘 연속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S&P500지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23%가량 상승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연간상승폭이 가장 컸던 2009년의 23.45%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S&P500지수 변동 추이(자료=인베스팅닷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전날 3920.05를 기록하며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도 9.52포인트(0.24%) 오른 3929.57로 거래를 마쳤다.
셧다운 기간동안 1만4770선까지 떨어졌던 다우존스지수는 셧다운 협상 타결 직전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1만5000선을 회복한 이후 현재 1만540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75.46포인트(0.49%) 오른 1만5467.66에 거래를 마쳤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Volatility Index)는 정부폐쇄 이후 22%까지 급등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13% 수준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QE 유지 기대감'·'기업 어닝서프라이즈' 영향
미국 증시 랠리의 바탕에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정부의 업무재개 이후 발표되기 시작한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양적완화 유지를 위한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준은 현재 매월 85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모기지증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시행중이다. 연준은 고용시장 등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면 채권매입 규모를 감축하는 테이퍼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고용보고서를 발표해 지난 9월 취업자수가 14만8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의 증가폭인 16만9000명과 시장의 기대치인 18만명을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7.2%를 기록하며 전달 7.3%보다 소폭 감소했다.
크리스 개프니 에버뱅크자산운용 스트래지스트는 "이 숫자들은 연준이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라며 "연준은 올해 안에는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이 미 연준과 거래하는 프라이머리딜러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60%인 9명이 연준이 내년 3월에 테어퍼링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3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지는 것도 주식시장에 상승 모멘텀을 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중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이날까지 모두 128곳으로 이들중 52.3%가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리 브라크만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기업들이 적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기업의 호실적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S&P500 당분간 상승 지속..1800도 가능할듯"
월가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크리스 개프니 에버뱅크 스트래지스트는 "그 동안 연준이 시중에 풀어놓은 돈이 주식시장을 부양해왔다"며 "연준이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식시장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S&P500지수가 18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클 샤울 마켓필드자산운용 회장은 "기업의 실적호조가 미국 국내경기 확장을 다시 가속화하고 있다"며 "실적과 미국의 경제성장이 뒷받침한다면 1800선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샤율 회장은 S&P500지수가 18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비앙코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분기에 S&P500이 18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정부의 예산안 및 부채한도에 대한 임시해결책이 S&P500의 상승을 1800선까지 제한하겠지만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오는 2014년과 2015년에는 큰 폭으로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랠리가 지속되면서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랜스 로버츠 STX자산운용 CEO는 "증시의 리스크를 매우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증시의 기술적 지지선이 깨지면서 조정국면에 접어든다면 투자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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