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롤마진 하락이 발목을 잡았다. 그 탓에
포스코(005490)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클럽 재진입에 실패했다.
2분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3분기 부진으로 인한 시장의 실망은 컸다.
무엇보다 중국의 공급과잉 여파로 전체적인 업황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판매가격은 하락하고 원재료 가격은 상승하면서 롤마진이 축소되면서 포스코를 힘들게 했다.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과 지난 8월 정부의 절전 정책으로 설비 가동률이 떨어진 점도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중국 과잉 물량의 여파로 전세계 철강 유통가격이 하락하면서 판매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롤마진이 다소나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24일 컨퍼런스콜을 통한 기업설명회를 열고,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1502억원, 영업이익 63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38.0% 감소한 수준이다.
포스코 단독으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3%, 37.0% 감소한 7조4114억원, 442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제공=포스코
3분기 실적 악화는 롤 마진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탄소강 등 철강제품의 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톤당 1~2만원가량 가격이 하락한 반면 철광석 등 원재료 비용은 톤당 약 1만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분기 대비 롤마진은 톤당 최대 3만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스코의 주력 고부가 제품인 자동차강판과 후판 가격 인상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정부의 절전정책에 동참해 조업일수를 줄이면서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8월 광양 제2제강공장 화재로 장기간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3분기 계획 물량 대비 20만톤가량이 생산되지 못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전방산업 부진 여파에 계절적 비수기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적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와 함께 신성장 동력 발굴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진행된 '몸집 불리기'가 회사 경영의 큰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실적 발표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포스코는 2007년 23개였던 계열사 수를 지난해 70개까지 늘렸다. 이 기간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계열사가 증가하면서 자회사의 부실이 커졌고, 이는 곧 포스코의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이 같은 악순환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지적됐다. 지난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기홍 포스코 사장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MB정부 5년간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다는 지적에 시달려야만 했다.
반면 에너지와 소재 사업은 선방하면서 하락폭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3분기 연결기준으로 철강부문 영업이익률이 3.5%인데 비해 에너지와 화학·소재 부문 영업이익률은 각각 7.5%, 4.1%를 기록해 철강부문 영업이익률을 넘어섰다.
또 신종자본 증권 발행, 자사주 신탁 매각 등으로 약 2조원의 자금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전 분기 대비 7.8%포인트 낮췄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은 포스코가 실적 개선과 함께 특히 중점을 두고 추진한 분야다. 무리한 확장 지적을 수용하고 본래의 경쟁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4분기에는 철강가격 약세의 주요 원인인 중국 과잉 재고 문제가 해결되고, 3분기 대비 철광석 가격이 톤당 6%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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