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의원(사진=전해철 의원실)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청와대가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감사원장으로 내정한 것과 관련, 사법부 독립성 침해와 법원장 장기 공백상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해철(민주당) 의원은 29일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국정감사에서 청와대가 지난 25일 황 법원장을 감사원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 "어떠한 공론화 과정 없이 진행된 '깜깜이' 인사"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 의원은 먼저 "황 법원장을 감사원장으로 임명함으로써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넉달 가까이 공석으로 두게 됐다"며 "그 부담은 법원이 고스란히 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잇따라 현직 원장급 인사를 다른 중요 보직에 내정해 현재 사법부 내 법원장급 공석이 4곳이나 발생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며 "청와대가 3권 분립의 한 주체인 사법부의 인사체계를 무시하는 것으로 법원의 조직 안정화 측면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조용호,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 취임과 김용헌 헌재사무처장의 취임으로 법원장이 공석인 곳은 특허법원과 서울가정법원, 광주고법원이다. 이번에 황 법원장이 감사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황 법원장의 내정에 관해 특정지역과 학연에 편중된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 의원은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은 마산중학교와 서울대 법대 출신, 홍경식 민정수석은 마산 출신 및 서울대 법대출신으로 지연과 학연이 감사원장 내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도 있어 황 법원장이 전혀 무관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법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을 마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김 비서실장, 홍 수석 및 이번에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같이 이른바 'PK'로 분류된다.
전 의원은 "더구나 황 법원장은 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한 지난 13일 가장 늦게 인사후보자 명단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역시 김 비서실장 등 청와대 고위직의 도움을 받아 인사검증 명단에 올라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또 "차관급에서 부총리급으로 직급이 수직 상승되어 파격적이라는 논란과 함께 현재 서울중앙지법은 국정원 댓글사건 재판이 진행 중으로, 황 법원장이 자신이 기관장으로 있었던 후배 판사들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미쳐 국정원 재판을 '무죄'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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