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6일 발표된 서울시의 내년 예산은 24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SH공사의 공공임대주택 신축 예산은 2199억원으로 올해 3615억원보다 1416억원 줄었다.
서울시는 신규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해 내년 1만7038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임기 내 8만가구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시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내년 배정 예산이 줄어 서민용 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 2014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SH공사가 신규공급하는 국민임대 등 공공임대주택은 5626가구다. 올해 9735가구에 비하면 4100가구가 줄어든 규모다. 올해 6월 기준 부채가 18조7590억원에 달하는 SH공사의 재정상황을 감안해 국고지원 등을 제외한 건설비 부족분의 절반을 시가 지원하게 된다.
매입형 임대주택, 전세금지원형 임대주택(장기안심주택), 대학생을 위한 희망하우징 등 기존주택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까지 합하면 내년 공공임대 공급량은 1만7038가구가 된다. 역시 올해 공급 목표치인 2만4982가구보다 8000여 가구 줄어든 규모다.
시가 지난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급한 임대주택은 5만8000가구로 목표치인 8만호의 약 72%를 달성했다. 서울시는 올해말까지 90%를 달성한 뒤 내년까지 1만7000여 가구를 추가 공급하면 8만8654가구가 되므로 공약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시장은 6일 기자설명회에서 "내년까지 8만8600가구를 공급하면 8만호 공약을 초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공급량이 8만호를 넘을 수 있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유지에 짓는 장기전세주택 건설 사업 대상지 17곳 중 8곳이 주민 반대에 부딪힌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신규 공급량은 실제 공급되기까지 최소 2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서울시의 공급 실적과 서민들이 체감하는 공급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18조원이 넘는 SH공사의 부채규모가 부담이다. 특히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한 최근 5년새 7조9500억원이 급증했다.
때문에 지난달 이뤄진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임대주택 8만호 공급과 SH채무감축 7조원을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는 예산 규모는 줄였지만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여 임대주택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시장은 "보육시설 100곳을 짓는데 처음에는 1000억원대를 쓰다가 올해는 600억원대로 줄였다"며 "예산은 줄이면서 공급 호수는 유지하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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