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전셋값 상승 지속..8.28전월세대책 실패일까
先 매매활성화 後 전세안정 측면에서 느리지만 차근차근 진행 중
2013-11-06 15:38:06 2013-11-06 15:41:47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8.28전월세대책이 발표된지 두달이 지났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대책 이후에도 전국 전셋값은 2.09%나 올랐네요. 서울은 2.83% 상승했습니다.
 
전월세대책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대책은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실패를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가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됩니다. 전월세대책이란 탈을 쓴 매매활성화대책인 8.28대책은 느리지만 의도한 방향대로 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8.28전월세대책은 기본 방향은 '先매매활성화 後전세값 안정'입니다. 당장 전셋집을 공급할 수 없는 정부는 수요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자금 여유가 있는 세입자를 매매로 유도해 전세수요를 줄이겠다는 것이죠. 세입자의 매매전환을 위해 여러 당근도 준비했고 미래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신호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8.28전월세대책은 차근차근 의도한 길을 잘 밟아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8.28전월세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상품은 판매시작 50분만에 예비자를 포함한 5000명의 접수가 마감됐습니다. 지난 1일에는 대출대상자 2975명을 확정했습니다.
 
즉 전국에서 무주택자 2975가구가 세입자에서 주택 소유주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미미한 숫자지만 넘치는 전세수요가 줄고 전셋집 2975가구가 새로 공급된 효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DB)
 
8.28전월세대책의 일환으로 대한주택보증이 내놓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도 서서히 자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대주보가 임대인을 대신해 전세보증금을 반환해 주는 상품입니다. 모기지보증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건설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는 자금의 상환을 보증해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두 상품은 지난 9월 출시 이후 10월 말 기준으로 2072건의 가입 실적을 올렸습니다. 기대를 밑도는 실적이지만 당장 시급한 전셋집 공급에 작게 나마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달 12일 두산건설(011160)이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253가구를 전세보증금반환보증으로 공급한 결과 800여명이나 몰렸습니다. 두산은 2차 공급을 계획하고 있고, 한양은 인천 영종하늘도시와 경기 파주에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아파트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전세수요의 매매전환도 순항 하고 있습니다. 8.28전월세대책에서는 취득세를 영구인하키로 했고 4.1부동산대책에서 추진한 양도세 중과세 폐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밝혔습니다. 또 주택공급 감축 계획을 세워 집값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그 결과 전세난이 가장 심각한 서울의 경우 8.28전월세대책 이후인 9월과 10월 1만1734건의 아파트 거래가 신고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51건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한 거래량입니다. 전셋집 찾기에 지친 신혼부부나 계약 만료 세입자 중 매매로 갈아탄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전셋집 공급이 간단치는 않습니다.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를 지으려면 당장 공사를 시작해도 2~3년이 걸립니다. 공공의 힘은 한계가 있습니다. 전세시장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집을 활용한 일종의 사금융 시장이기 때문에 민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민간 즉 집주인은 활용도가 떨어지는 전세보증금 보다 월셋집을 선호해 전셋집 공급을 줄이고 있습니다. 집값하락 우려에 전세수요는 차고 넘치는데요.
 
결국 쓸 카드가 마땅치 않은 정부는 전월세대책이란 탈을 쓴 매매활성화대책을 내놓았고 일단 가을 성수기 기대 이상의 매매실적을 올렸습니다.
 
취득세 영구인하 적용이 확정되고, 국회에 계류 중인 부동산법안들이 통과된다면 내년 봄 성수기 추가적인 매매전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전세난 해결이 시급한건 사실이지만 8.28전월세대책의 실패를 논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어 보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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