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다국적제약사들이 최근 ‘제약의사(Medical Director)’ 수혈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이 느는데다 본사에서 만든 신약을 국내에 론칭하기 위함이다.
이는 동시에 국내 제약사들의 위기로 연결됐다. 국내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다국적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인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다급함은 커졌다. 자본에, 기술에, 인력까지 어느 것 하나 견주기 어렵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 한국얀센,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등 3곳이 최근 일제히 제약의사를 충원했다. 한국애브비는 조만간 새 제약의사를 수혈할 방침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이처럼 제약의사들을 잇달아 긴급 수혈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내에서 토종임상보다 글로벌 임상이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지난해 임상시험계획서 승인 현황을 보면, 토종 임상보다 글로벌 임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료에 따르면, 다국적 임상은 2010년 210건, 2011년 194건 등으로 감소하다가 2012년에는 303건으로 전년 대비 56% 급증했다.
다국적 임상의 경우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불어닥친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투자가 감소되면서 신약 개발도 중단됐다. 최근 세계 경기가 일부 회복되면서 다국적 임상이 다시 활발해졌다는 평가다.
반면 국내 임상시험은 2011년 309건에서 2012년 367건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하는데 그쳤다.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제약 근무 현황을 봐도 확연한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제약의사 모임인 한국제약의학회가 지난 2011년 조사한 ‘제약의사 근무 현황’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 85명(70%), 국내제약사 13명(11%), 학계 12명(10%), 기타 12명(9%) 등 총 123명에 달했다.
제약의학회 관계자는 “단순히 수치상의 지표만 놓고 보면 15년 만에 회원수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글로벌 임상이 늘면서 제약의사들의 숫자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문인력의 충원은 전문의약품(ETC) 매출로도 연결된다. <뉴스토마토>가 지난해 전문약 매출 상위 10개 품목을 유비스트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품목 중 6개 품목은 다국적제약사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제약의사의 주된 업무는 제약회사 등에서 신약이나 기존 약물의 연구 혹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의 디자인 및 관리, 안전성 등 여려 영역에 걸쳐 자문을 맡는다. 또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진단에 있어서 아직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요구(unmet medical needs)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때문에 제약의사는 전문의 이상의 자격과 임상 경험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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