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개정에 따른 철도 분야 개방이 철도산업 발전의 길이 아닌 외국자본에게 우리나라 철도산업 진출의 길을 터주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 2012년 채택한 GPA 최종안을 이달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서 철도시설의 건설과 관리 등에 외국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보다 확대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WTO 정부조달협정과 철도 민영화' 긴급토론회에서 박흥수(맨 우측)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신익환기자)
박원석·김제남 정의당 국회의원과 설훈 민주당 국회의원,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가 주최한 'WTO 정부조달협정과 철도 민영화' 토론회가 21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박원석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WTO 정부 조달협정 개정안은 철도민영화의 진입로를 닦아주는 것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정부는 조달협정이 철도민영화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는 하지만 국제협정은 정부가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처리할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WTO협정은 다자간 협정으로 양자간 협정보다 적용범위가 넓고 광범위해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연구위원이 '정부조달협정 철도 개방 확대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무엇보다 박흥수 위원은 이번 GPA 개정안에 새롭게 추가된 도시철도 분야 개방이 철도산업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흥수 위원은 "이번 개정안에 새로 추가된 도시철도 분야 개방으로 중앙정부만이 아닌 지방의 도시철도 사업 분야에 대한 개방이 전면화됐다"며 "차량과 신호 및 설비 시스템의 조화, 운영주체의 전문성이 필요한 도시철도 분야에 대한 개방은 우리 철도산업의 자생기반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 철도 현실은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국제경쟁력이 미흡한 상태이며, 개방이 아니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호·지원·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산업 발전방안'에 의해 수서발KTX의 신설법인이 출범하고, 고속철도 분야의 경쟁이 본격화 되는 순간 철도공사의 수익성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위원은 "수서발 KTX를 자회사로 분리운영하면 코레일 수익 중 4000억원 정도가 이전된다"며 "이는 코레일을 자연사시켜 지방 적자선까지 민간에 개방하려는 정부의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수서발 KTX 법인이 분야별 서비스를 개방할 경우 '무늬만 공기업'으로 전락해 시민들의 공공적 권리도 박탈된다고 주장했다.
박흥수 위원은 "수서발 KTX 법인이 분야별 서비스를 개방할 경우 상업적 고려속에서만 운영되는 공기업, 무늬만 공기업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며 "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른 연기금의 지분 매각이 추진되고, 한미FTA 및 WTO GPA 협정에 의거 당사국들이 내국인 대우를 요청할 경우 국가의 주 동맥인 고속철도에 대한 주권을 내어주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설사 고속철도 운영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외국자본의 직접적 투자가 없더라도 수익우선의 상업적 이해만을 추구하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경우, 철도 운영 기업들이 이윤 추구 중심의 경영목표아래 시민들의 공공적 권리는 박탈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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