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서울시가 지난 7월 기본계획을 발표한 9개 경전철 노선은 시민들 입장에선 늦어도 내년 상반기 착공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사업추진 과정 상 착공까지 빠르면 2년, 보통 5년 이상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시의 경전철 사업 방식을 전면 비판했다.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사업임에도 추진에만 급급해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서울시 경전철 민자사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로 종로구 경실련 대강당에서 진행됐다.(사진=최봄이 기자)
시는 지난 7월 서울시 도시철도 10개년 계획을 통해 신림, 위례, 목동 등에 9개 경전철 노선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8조553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현재 시가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한 단계로 신림, 동북, 면목, 서부선 등 4개 노선만 협상대상자가 선정됐다. 최근 3년간 사업비검토, 평가·자문수수료 등으로 8억9000만원이 집행됐다.
지하철 9호선, 우이~신설 경전철 등 기존 민자사업이 혈세낭비 비판을 받아온 것을 고려해 시가 제시한 대표적인 보완책은 기본요금 차액보장제다.
이는 민간 사업자가 제안한 운임과 실제운임의 차액을 세금으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민간사업자가 1342원을 제안한 신림선을 예로 들면 실제 시민에게는 도시철도와 동일한 1050원의 기본요금을 받고 서울시가 그 차액인 292원을 지원하는 식이다.
하지만 경실련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기본요금 차액보장제를 도입하더라도 연간 최대 500억원을 시민 세금으로 지원해야 한다. 30년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지원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자료=경실련)
권오인 경실련 국책사업감시팀장은 "서울시는 민간 사업자가 제안한 기본요금의 적정성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기본요금 차액보장제는 변형된 MRG일 뿐 여전히 민자사업 부담을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시가 사업추진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서울연구원이 분석한 경제적 편익(B/C)은 공사 중 교통혼잡으로 인한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를 비용으로 고려하는 KDI 기준을 적용하면 B/C가 1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대비 편익이 1보다 작으면 경제적 사업성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시가 외국 경전철 성공사례로 제시한 영국 도크랜드 경전철(DLR), 도쿄 모노레일 등은 관광 수요층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어 서울과 단순비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경실련은 민간제안방식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규모 혈세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신영철 단장은 "경쟁자 없이 컨소시엄 1곳과만 협상해 수의계약 하는 것이 문제"라며 "경쟁이 없을 경우 유찰토록 한 재정사업과 같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연간 300억~500억원 수준의 지원은 시 재정에서 감내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민자사업자의 제안요금 수준을 최대한 낮춰 시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도시철도 기본계획 노선도(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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