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왜 도망치듯 공항을 빠져나오려 했을까?
2013-11-29 16:29:42 2013-11-29 16:33:19
◇마무리훈련을 마친 두산베어스 선수단은 통상 예정된 입국장 게이트가 아닌 다른 게이트로 피해서 나왔다. E게이트의 안쪽 에어사이드에서 짐을 찾고 F게이트로 나오려면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산은 미리 이같은 입국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사진=이준혁 기자)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해외에서 귀국할 때 중죄를 지은 사람일지라도 당초 예정된 입국장게이트를 피해서 오는 경우는 없다. 대체 두산 야구단은 어떤 말못할 사정이 있어 취재진을 피해 다른 게이트로 나와 도망치려고 했던 것일까?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 훈련을 떠났던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의 선수들이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모두 귀국했다. '모두'이긴 하지만 미리 귀국한 한 사람은 없는 일부의 귀국이었다. 바로 27일 저녁 7시 이후 전격 경질이 발표된 김진욱 전 감독을 제외한 선수단이 귀국한 것이다.
 
이들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한국 인천에 오는 유일한 직항편인 OZ157편(아시아나항공)으로 귀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서측을 사용 중이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OZ157편의 입국장 게이트로 'E'를 배정했다. 서측 게이트 3개소의 중앙에 있다.
 
OZ157편은 당초 예정된 시각인 오후 2시40분에 비해 20분 앞선 2시20분에 착륙했다. 입국장에는 뉴스토마토 외에도 스포츠 전문 인터넷 매체 3곳과 방송사 2곳이 입국 모습의 현장 촬영을 위해서 대기하던 중이다. 프로야구단 마무리훈련 입국 모습의 현장 취재는 으레 진행되던 일상적인 취재 형태다.
 
그러나 3시를 지나도 두산 구단의 인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입국장 E게이트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본 한 관광객은 취재진을 향해 "야구단 취재 왔어요? 다들 이리 나오는데 그 사람들만 저기 멀리 가더라고요. F로 나오려나봐요"라고 얘기했다.
 
현장의 취재진은 이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많은 인원이 현장을 찾은 매체에서 한 관계자가 F게이트로 달려갔고, 이미 두산 관계자의 거의 대부분이 출국장을 빠져나간 것을 발견한 것이다. 취재진은 일제히 F게이트를 향해서 달려갔다.
 
결국 거의 마지막으로 나오던 선수 몇 명과 야구단 관계자들을 만났고, 도망치듯 공항을 떠나려던 버스를 붙잡았다. 
 
두산 관계자는 취재진을 향해 "그것(김진욱 전 감독의 경질)과 관련해 우리도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일단 훈련은 잘 마치고 돌아왔다"면서 화제를 돌리려 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를 향해 "고생했다"고 말하며 취재진을 피했다.
 
상당히 갑작스런 마무리 훈련 도중의 감독 경질에 이은 사상 유례가 없는 입국장 변경. 두산의 최근 일련의 행보는 취재진을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들리는 소문이 '진실'이 아니라면 두산 구단은 속시원하게 최근의 각종 의혹들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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