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나온 저축은행..대부업체 숙원 이루나
예보, 예나래 예성 등 4개 가교저축은행 지분매각 추진
금융당국, 인수 가이드라인 유지 '확고' ..대부업체가 나서야
2013-12-02 16:42:20 2013-12-02 16:46:20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대부업계의 저축은행 인수가 허용된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관리 중인 4곳의 가교저축은행이 2일 첫 매물로 나왔다. 
 
이에 대부업계가 저축은행을 인수해 그동안 숙원이었던 제도권내 진입이 가능해질 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일 예보에 따르면 예나래·예성·예주·예신 4개 가교저축은행 의 지분매각 공고가 시작됐다. 가교저축은행은 부실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예보가 100% 지분을 인수받아 관리하고 있는 저축은행이다.
 
예보는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이달 중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다. 이후 대주주 적격성 예비 심사 및 자금조달 능력 등 평가를 통해 이달 말 예비인수자를 선정하고, 내년 1월 실사기간을 거쳐 1월 말 최종입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저축은행 인수에 고심하고 있는 대부업체는 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A&P Financial·러시앤캐시)와 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이다.
 
이들 업체는 예보가 진행하는 가교저축은행 지분 매각에 참여하고 싶어하지만 금융당국이 대부잔액 축소 등 인수자격 조건을 엄격히 내걸고 있어 고심하고 있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정부의 대부업체 저축은행 인수 가이드라인이 대부업 규모 축소를 전제로 하고 있는 등 인수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고민중"이라며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간 이해상충을 막기위해 대부업체의 신규영업을 최소화하고 대부잔액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대부업체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조건이 너무 빡빡해 인수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것.
 
하지만 금융업계는 대부업체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제스처를 취할 뿐 실제 인수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체에서는 저축은행에 뛰어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이번에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업체들도 당국의 의지를 알고 있어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인수 입찰자격 조건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대부업체 정책방향을 내놨으니 대부업체가 관심을 갖고 인수조건을 제시해 충족하면 심사를 진행해 최종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이드라인은 균형잡힌 선에서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조건을 완화하거나 수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일본계 대부자금이 국내 서민금융으로 영업을 확장하는데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정서적 거부감이 큰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가 시급하고, 다른 제도권이 꺼리는 상황에서 대부업체가 자발적으로 매각하는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새로운 영업모델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금융당국이 공정한 경쟁 자체에서 조건을 완화하는 대신 다른 저축은행과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서민금융 기관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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