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난 7월 발생한 아시아나 214편 사고와 관련해 미국 현지에서 아시아나 조종사들의 과도한 '자동화 의존'이 사고원인으로 보인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소송을 준비 중인 국내 로펌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이번 사고발생은 조종사들이 자동속도조정장치를 과신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이번 사고를 전형적인 '자동화 중독'의 사례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조종사들이 고도 914미터 지점에서 자동속도조정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몰랐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이다. 이번 사고 피해자들을 대리해 보잉사와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국제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일단 오늘 발표될 미국청문회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언론보도를 보면 오토스로틀(Auto Throttle, 자동속도조절장치)의 오작동과 이에 대한 조종사들의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청문회에서도 이 부분이 중요 질의사항인 만큼 곧 베일이 벗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또 "월스트리트저널 등 보도에 따르더라도 조종사들의 자동화 의존 부분은 보잉과 아시아나간의 쟁점"이라면서 "보잉사와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피해자들의 소송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NTSB는 폭설로 현지시간으로 10일부터 실시됐던 청문회를 하루 연기했으며, 10, 11일 2일간의 실시하기로 했던 청문회를 11일 하루로 몰아 개최하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청문회에 대한 요약설명회를 준비해온 국내로펌들도 일정을 소폭 조정했다. 바른은 11일 오후 7시부터 실시하려던 설명회를 취소하고 12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해 하루에 모든 설명을 끝내기로 했다.
반면, 이번 사고 피해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법무법인 충정은 당초 계획대로 14일 오후 2시 법무법인 충정 9층 회의실에서 NTSB 청문회에 대한 설명과 소송전략을 피해자들에게 제시할 예정이다.
◇데보라 허스먼 美 NTSB 위원장이 지난 10월 아시아나 충돌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NTSB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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