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해 미국 채권 시장에서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투자적격등급 회사채는 이미 지난 10일까지 1조1250억달러 발행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부격적등급인 정크본드 발행액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현재 회사채와 국채 사이의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라면서 "초저금리 기조하에서 경제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기업들의 부채상환 여력이 확대됨에 따라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지난해 1.45%포인트에서 올해 1.21%포인트로 감소했다. 같은기간 투자부적격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도 5.09%포인트에서 3.96%포인트로 줄었다.
앤소니 발레리 LPL파이낸셜 채권 스트레지스트는 "스프레드 폭이 점차 줄고 있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경제상황이 좋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의 디폴트 리스크도 크게 줄었다. 무디스 자료에 따르면 투자부적격등급 회사채의 부도율은 지난 11월 기준 2.4%로 전년동기 3.1%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조달도 줄을 이었다.
미국 최대의 통신사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9월 사상 최대 규모인 49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고, 이에 앞서 애플도 지난 4월 17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AAA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존슨앤존슨은 이달 초에는 30년만기 회사채를 4.518%의 금리(스프레드 기준 65bp)에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지난 2011년 4.892%(68bp)보다 소폭 낮아졌다.
도미닉 카루소 존슨앤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단기 회사채를 더 저렴한 금리의 장기 회사채로 재융자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가 조만간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채권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준이 매월 850억달러의 국채 및 모기지증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채권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대신 다른 자산의 가격을 상승시켜왔다.
월가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가 다소 상승하더라도 당분간은 회사채가 국채보다 더 나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상승 시기에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완충작용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월가에서는 만기가 7년 이내인 투자등급 회사채의 경우에는 금리가 다소 오르더라도 긍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회사채의 만기가 짧을수록 금리상승에 따른 영향을 더 적게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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