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내년 건설업종은 올해의 부진에서 벗어날 만한 큰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유화학 업종은 바닥에서 탈피해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개월간 건설업종지수는 시장 대비 -6.0%포인트(11월 중순 기준)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내년에 악재를 털어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상반기에 이은 3분기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어닝 쇼크는 다시 한번 해외건설사업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악화시켰다.
◇"건설업, 회복기대 어려워"..주택부실 축소 '관건'
건설은 내년에도 눈에 띄는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발주시황이 국내 업체들에게 긍정적이지 않고, 대체로 내년 실적도 전년대비 개선세가 미미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도 글로벌 경제성장과 유가 하락 전망, 이로 인한 MENA 등 풍부한 에너지 자원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이머징 마켓의 투자 감소,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인한 이머징 마켓 불안을 감안할 때 내년도 우리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 환경은 좋지 않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국내 수주 영업환경은 주택 시장의 개선과 공공 시장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내년도 건설이슈는 해외 플랜트보다는 국내 주택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판단했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년 유가부진을 염려하는 상황에서 대규모의 플랜트가 발주될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해외 플랜트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특히 비중동 지역의 발주증가를 기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직증축 리모델링, 취득세 영구감면 등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들이 국회 심사를 통과하고 있으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등 이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문제성 프로젝트의 마무리와 고수익성 신규수주의 확보가 관건인데, 최근 급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던 중소형 건설주들의 주가 흐름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우 연구원은 "
두산건설(011160)(상환전환우선주),
삼호(001880)(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벽산건설(002530)은 외국계 M&A설로 주가흐름이 견조했다"며 "해외 플랜트 사업 없이 국내 사업만으로 끌고 가고 있는 중소형 건설사들의 사업환경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올해는 일부 국내 건설사의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실적대비 저평가를 논할 수도 없는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의 불신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중동 프로젝트에서 최종 손실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체크하고, 국내 주택시장의 거래가 다소 되살아난 현시점에서 얼만큼이나 주택관련 부실을 축소할 지가 관건이다"고 전망했다.
◇정유 '바닥탈출 기대', 화학 '개선추세 지속'
증권가는 정유업종에 대해 주가의 가격 매력이 높고 주력 사업 수익성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도 국제유가는 결론적으로 약세요인이 많다는 평가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도 국제유가는 올해 평균인 배럴당 105달러(두바이유 기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의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공급 측면에서 주요 국가들의 원유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셰일오일 생산증가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내년도 정유화학 업황 기상도의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시적 요인에 의한 북미 정유 가동률 상승 부분은 정상화되면서 낮아질 것이며, 일본과 호주의 정유설비 폐쇄가 각각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진행될 예정인 점도 업황 개선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성 하락으로 인해 올해 10월 유럽 정유설비 가동률이 22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점도 추가적인 설비합리화 가능성이 높아진 요인"이라며 "정제마진 흐름은 내년 1분기까지 완만하게 개선돼 설비폐쇄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의미있는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학업종은 개선 추세를 이어가 내년에 제한적인 규모의 증설과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
박춘근 부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에틸렌 증설 규모는 817만톤으로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석탄화학 설비 가동이 단기간에 활성화되기 힘들 전망"이라며 "글로벌 에틸렌 수요는 약 650만톤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합성고무와 부타디엔 스프레드도 점진적인 개선세가 예상된다.
박춘근 연구원은 "합성고무 증설은 올해 대부분 마무리되고 내년 이후 증설 부담이 크지 않아 가동률은 내년 상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부타디엔 역시 전방산업인 타이어, 합성고무 시황 회복으로 실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양광, 완만한 업황회복 지속.."수익성 개선속도 부진할수도"
태양광은 지난 2012년 4분기 불황을 지나 올해 업황 회복이 빠르게 진행됐다. 내년의 추가적인 업황 회복 속도는 완만한 추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모듈 기업의 증설로 인한 과점도가 높아지고 있어 일정 수준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속도는 기대치를 밑돌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신영증권은 내년도 태양광 설치 수요와 모듈 생산능력, 폴리실리콘생산 능력 증가 규모를 각각 7GW, 8GW, 5GW로 예상했다.
발전부문으로서 진출 여부에 따라 업체별 수익성도 차별화가 예상된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산업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발전부문"이라며 "퍼스트솔라(미국), 캐나디언솔라(중국)가 이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된 좋은 사례"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OCI, 한화케미칼이 자회사를 통해 발전부문에 진출한 상태다.
이 연구원은 "OCI는 미국 샌안토니오 지역에서 4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를 진행해 완공 후 25억달러 이상의 매출 달성이 기대되며, 한화케미칼은 내년에 500MW 급 발전사업 프로젝트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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