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자동차’가 3중고에 빠진 철강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은 ‘자동차 경량화’다.
자동차 경량화는 철강소재의 감소로 이어지지만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중국 철강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고, 일반 철강재에 비해 가격도 높다는 점에서 침체된 철강업의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3분기 기준 국내 철강사들의 영업이익률 1~3위 모두 자동차 제품 비중이 높은 철강사들이 차지했다. 1위는 자동차강판 비중이 높은 현대하이스코(9.63%)로 집계됐으며 세아특수강(7.07%)과 세아베스틸(6.44%)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5.97%로 4위, 현대제철은 5.15%로 5위에 머물렀다.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향후 10년 자동차산업의 3대 키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철강재에 비해 가벼운 알루미늄, 마그네슘, 탄소섬유 등 소재가 각광을 받겠지만 향후 10년간은 철강 소재가 여전히 주도적인 위치를 유지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차량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이 전기차 확산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도록 비철 금속 등 경량화 소재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재 또한 무게는 줄이고 강도는 높이는 경량화 기술 개발이 계속되고 있어 철강재의 주도권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철강업계가 자동차 수요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Platform), 파워트레인(Powertrain), 퍼스널라이제이션(Personalization) 등 이른바 '3P'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플랫폼 통합을 통한 원가절감이다. 기존에는 부품을 표준화해 대량으로 만드는 모듈러 방식이 인기였다면 지금은 엔진, 제동장치, 조향장치 등이 포함된 공용 플랫폼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독일 폴크스바겐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도입한 가로배치엔진전용모듈(MQB)은 엔진형태와 차종의 한계를 넘어서서 60여개 차종에 적용되고 있다.
두 번째는 파워트레인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배터리 가격과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의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보고서는 오는 2025년 전기차 비중이 14%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경량화를 위해 무게가 가벼운 대체소재의 적용은 확대되겠으나 여전히 철강이 주도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 번째는 퍼스널라이제이션(Personalization)이다. 미래 자동차는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와 운전자의 인터페이스가 강화되고, 고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편의장치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도시화에 따른 교통 혼잡으로 도심에서의 이동성을 극대화한 PMV(Personal Mobility Vehicle)와 대중교통, 렌터카, 카풀의 장점을 흡수한 신개념 이동 솔루션인 카셰어링(Car Sharing)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기술혁신과 경제성 확보 정도에 따라 자동차의 철강소재 대체가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기회요인을 살려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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