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산업기상도)건설도 부동산도 암울..'기근' 계속
(연말특집)⑥공공·민간 모두 한파, 주택 시장 회복도 미지수
부동산 하락·강보합 지속 전망.."법안 통과가 관건"
2013-12-23 16:01:19 2013-12-23 16:08:10
[뉴스토마토 원나래·문정우기자] 올해도 건설업계는 삽질 한번 제대로 못했다. 
 
주택경기 침체와 공공공사 축소로 국내 수주가 감소했고, 해외 저가수주에 따른 수익성 감소로 수많은 건설사들이 적자 경영의 '살얼음판'을 걸었다. 내년 역시 사정이 나아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시장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하락 또는 강보합을 유지하면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국·내외 상황 모두 악화
 
올 한해 주택시장의 효자노릇을 했던 지방은 내년 조정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주택사업 분야에서 건설업계의 한파는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수도권 매매시장은 잔잔한 훈풍이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건설업계 상황 개선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건설업계는 고사를 겨우 모면했다. 무엇보다 일감부족에 따른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렸다.
 
우선 공공공사 발주 금액은 4대강 사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9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다. 2009년 58조487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34조776억원으로 3년 새 41.7%(24조4099억원) 감소했다. 올해도 2009년의 '반토막'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4대강 사업 공사 현장 모습.(사진제공=국토교통부)
 
이를 증명하듯 상장 건설사 중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못내는 최악의 경영 환경에 처했다. 이자를 감당할 만한 수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비율은 지난해 150.3%에서 안전기준 100% 이하인 72.2%로 급감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4.2%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내 시장 침체로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건설사들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해외수주에 주력했지만 무리한 저가수주 경쟁이 수익률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GS건설(006360)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해외 공사 저가 수주 여파로 올해 1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어닝쇼크 여파로 부도설까지 나돌았던 GS건설은 올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이 무려 7993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6조42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4%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에만 74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올 들어 1조원이 넘는 누적 손실을 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건설업계가 더욱 두려워하는 것은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딱히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내년 공공공사 물량은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공공공사 발주기관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준정부기관의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업의 부채 증가와 지자체 재정 악화, 정부의 SOC 사업 축소 등으로 공공 부분 발주 물량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수주 분야도 국내 업체 간 출혈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을 변화시킬 획기적인 전략이 없다면 내년 역시 기대 이상의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중동 지역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어 의외의 성과를 낼수 있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오고는 있다.
  
◇매매시장, 수저지고(首低地高) 마감..지방 약보합, 수도권 강보합
 
금융위기 이후 정착돼 왔던 주택매매시장의 '수도권 약세, 지방 강세' 양상이 내년에는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후 부산, 대전 활황을 시작으로 광주, 전남, 충청을 거쳐 올해 대구, 경북으로 번져나가던 지방 부동산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내년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재가 예상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이미 2011년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2009년 2.8% 올랐던 지방 5대 광역시는 2010년 8.7% 상승하며 본격적인 활황이 시작됐다. 2011년에는 20.3%나 급등하며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2012년 3.3%로 지친 모습을 보였고, 올해는 11월 현재까지 2.4% 상승하며 오름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상승세가 빨랐던 지역일수록 하락 전환도 빠르다. 시장을 이끌었던 부산은 지난해 0.7% 떨어진데 이어 올해도 -0.8%로 내림세를 타고 있다.
 
특히 호황기 집중됐던 주택 건설이 내년 입주로 현실화됨에 따라 수급불균형 해소에 따른가격 하락 압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19만6329가구였던 지방 입주물량은 내년 26만4314가구로 급증할 예정이다.
 
다만 개별 호재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지방 5대 광역시의 마지막 주자로 올해 9.4%나 상승한 대구는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공공기관 2단계가 시작된 세종시와 혁신도시 일대 역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경묵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비수도권 주택시장은 하락 가능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강보합세가 예상된다"며 "당분간 하락세 확대 지역과 상승 지속 지역으로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수도권·지방5대광역시 주택가격 변동률(자료=KB국민은행)
 
반면, 수도권은 약세에서 장기간의 침체를 벗어나 강보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장기 전세난과 8.28전월세대책 이후 살아난 일부 수요세로 최근 아파트 매매가가 반등에 성공했다. 올들어 8월까지 1.9% 떨어졌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9월 이후 11월까지 0.1% 상승했다.
 
대외적 여건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수반되지만 주택 공급 조정, 취득세 영구인하, 수직리모델링 허용, 전세가율 상승 등 주택 구입 여건 개선에 따라 내년 수도권은 상승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소득 양극화 심화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며 지역적 편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도권 시장 내에서도 서울 인접권과 경기도 외곽, 인천 등 권역에 따라 극심한 온도차가 예상된다. 강남 등 고용중심지와 인접한 지역에 대한 수요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외곽 지역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얻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시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강남, 경부축에서 벗어난 지역의 경우 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잠원동, 위례신도시, 동탄, 용인, 판교 등 강남권 경부축 분양사업지는 대부분은 수십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양 삼송, 인천 송도, 서울 서대문구, 김포 등 수도권 서부라인은 대규모 미분양을 남기며 고전했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도권은 하락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추세보다 높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가격회복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면서 "주택시장에서 정책에 대한 신뢰회복과 안정적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 등이 조속히 처리돼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계속>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