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전자문서 보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해 해당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도 전자문서 이용률을 늘리고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유통시스템 구축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아 난감한 실정이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최근 조사 결과 기업들의 전자문서 이용률은 3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민간기업들이 전자문서 활용에 대해 별다른 방안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는 전자문서의 내용과 송수신 여부 등을 증명할 수 있고 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정한 제3의 기관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초기부터 '녹색 정보화'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야심차게 추진된 종이문서의 전자화 사업은 지난 2007년 공인전자문서센터 1호 사업자로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이 지정된 이후 LG CNS, 삼성SDS, 한전KDN, 하나아이앤에스, 코스콤, 한국정보인증, 더존비즈온 등 9개로 늘었다.
하지만 삼성SDS와 한전KDN은 수익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철회해 현재 7곳만 운영되고 있다.
공인전자문서센터 시장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이유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가 전자문서 보관에만 초점이 맞춰져 영업에 한계가 있고 당초 예상보다 이용하려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LG CNS가 보관문서 76억건으로 전체 공인전자문서센터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LG CNS 관계자는 "마켓셰어는 LG CNS가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큰 이익도 큰 손해도 보지 않을 정도로 무난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시장활성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일부 다른 사업자들도 시장에서 철수를 고민할 만큼 사정이 녹록치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인전자문서센터 사업 부진의 또다른 이유로는 기업들의 인식부족도 한몫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은행권 창구에서 전자서식을 통한 페이퍼리스화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해 공인전자문서센터 사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며 "대표적인 종이서식 사용업계인 보험권에서도 인식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당초 공인전자문서센터 신규 사업자로 참여의사를 밝혔던 우리은행과 우정사업본부는 고심끝에 결국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기기로 금융거래를 해야 공인전자문서 보관소를 운영하는 금융사 입장에서 수익극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페이퍼 중심의 금융거래가 대세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으로 판단할 사업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자문서가 활성화될 만큼 시장이 커지지 않았고 기업의 내부정보를 외부업체에 맡기는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는 불안감이 여전하다"며 "하지만 조금씩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로 보여 향후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LG CNS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진=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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