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 행사장 South Hall 2.(사진=CEA)
[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세계 최대의 국제 가전쇼 'CES 2014'가 9일(현지시간)로 개막 사흘째에 접어들었다.
올해 행사의 가장 특징은 그간 CES의 '터줏대감'로 군림하던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기업 외에도 자동차, 유통업체 등의 참여로 이색적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점이다. 또 TV와 웨어러블 등 경쟁 부문에서 중소기업들의 눈부신 활약 등으로 압축된다.
미국의 중견 TV업체인 비지오(Vigio)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세계 최대 크기 TV 타이틀을 갈아치우며 행사 초반부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이번 CES에서 비지오는 120인치 UHD TV를 선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UHD TV 타이틀을 획득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크기의 UHD TV를 선보인지 불과 10여일만이다.
UHD TV의 경우 제품을 전시하지 않은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TV 시장의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곡면(커브드)·OLED TV 등 고난이도의 기술력을 갖춘 제품들도 더 이상 삼성과 LG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후발업체들도 다양한 인치대의 곡면, 3D TV 등을 선보이며 기술 격차를 급격히 좁혔다.
삼성과 LG 기세에 눌려있던 소니도 역공에 나섰다. 이번 CES에서 소니는 예상치 못한 신제품을 대거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8일 소니는 4K로 영상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를 내놨다. 기존 풀HD급 캠코더에 비해 4배 이상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다만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만큼 가격대도 1999달러(한화 212만원)로 높게 책정된 것은 부담.
소니는 또 클라우드와 연동되는 인터넷 TV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인텔, 구글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줄줄이 인터넷 TV 시장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소니는 기존 플레이스테이션3 사용자들 중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웨어러블 제품을 발표한 중소기업 중에서도 혁신적인 기술력을 선보인 곳들이 상당수에 달했다. 버전스 랩은 안경에 내장된 카메라로 장시간 비디오 촬영이 가능한 '에피파니 스마트 글라스'를 전시했다. 프랑스의 비행기 제조사인 패롯의 미니 무인비행기와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한편 이번 CES는 기존의 가전, 전자 기업들보다는 전혀 관련 없는 영역의 기업들이 눈길을 끌며 주연 교체를 이끌었다. 포드, 메르세데스 벤츠 등 자동차 기업들뿐만 아니라 피자헛 등의 패스트푸드점이나 자전거 제조업체들, IT 전문 언론사들도 부스를 마련하고 CES에 참가해 관심을 끌었다.
피자헛 관계자는 "다들 피자헛이 CES에 부스를 차리고 참석했다고 하면 모두들 하나 같이 '왜'냐고 묻는다"며 "미국시장 내에서 피자헛에 들어오는 주문의 40%가 온라인이고, 그중 절반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주문이다. 주문 방식의 혁신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주최측인 CEA 관계자는 "자동차, 유통뿐만 아니라 슈윈과 같은 자전거 제조업체들도 CES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올해 CES 무대가 역대 최대 참가업체와 관객수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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