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가 8년을 끌어온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이 속도를 낼 계기를 마련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을 앞두고 인도 정부가 그동안 미뤄왔던 일관제철소 건설 관련 환경 인가를 갱신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인도 순방이 포스코에 큰 선물이 될 것이란 업계 예상이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15일 새해 첫 순방길에 올라 18일까지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다. 16일에는 모레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경제를 비롯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ICT 등 제반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인도 오디샤주 제철소 프로젝트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인도 정부의 화답이 기대된다.
박 대통령은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모하마드 안사리 부통령, 수쉬마 스와라지 인도 하원 야당대표 등과 연쇄 회동을 통해 부지 확보 문제로 제철소 건립에 애를 먹고 있는 포스코 사례를 집중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청와대를 방문한 시브샨카르 메논 인도 총리 특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오디샤주 포스코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조기에 실현될 수 있도록 인도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인도 오디샤주 제철소 부지 전경(사진=포스코)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인도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투자금만 12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난 1991년 인도 정부의 시장개혁 조치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인도 오디샤주로부터 철광석 6억톤의 채굴권을 받는 조건으로 연산 1200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지는 주정부가 확보해 포스코에 장기 임대키로 했다.
하지만 주정부가 제철소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생계와 환경문제 논란 등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진통을 겪어왔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일관제철소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민의 자택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3명이 사망하면서 포스코에 대한 현지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기도 했다.
인도는 시장 규모와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해 볼 때 분명 매력적이지만 인도 정부의 규제 장벽이 높고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리는 해외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도 연산 600만톤 규모의 제철소 건립을 추진했다가 부지확보 문제로 포기한 바 있다.
포스코도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외에 인도 카르나타카 주정부와 추진 중이던 제철소 건립 사업을 지난해 7월 중단키로 결정한 바 있다. 역시 주민 반대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애로였다.
주민들과는 반대로 인도 정부에서는 외국 자본의 직접투자를 반기는 입장이다.
인도 정부에서는 포스코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프로젝트가 인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90만명에 이르는 직간접적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박 대통령 인도 순방이 포스코의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오랜 숙원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포스코는 최근 박 대통령의 인도 순방을 앞두고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관련 환경 인허가 승인을 받았다. 인도 정부는 2007년 포스코에 5년 기한의 인허가를 내주고 2012년 만기 이후 이를 갱신하지 않았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 제철소 건설 관련 환경 인가를 받았지만 이듬해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의 청원으로 인가를 유보하고 환경 영향을 재평가하라는 결정이 나오자 지금까지 재인가를 기다려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 내내 대통령 해외순방에서 제외됐던 포스코가 이번에는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동행한다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번에 포스코에서는 김준식 성장투자사업부문 사장이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사장은 박기홍 기획재무부문 사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과 함께 포스코 차기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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