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이케아 및 롯데쇼핑 진출이 확정된 광명시 소상인들을 만났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간담회는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무책임한 박근혜 정부와 광명시에 대한 성토장으로 비화됐다.
이케아가 한국 진출 신호탄으로 광명시를 낙점한 뒤 광명시에 대한 주목도는 커졌다. 향후 전국에 들어설 이케아 지점과 지역상권과의 관계를 결정하는 방향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과 상생이냐, 갈등과 투쟁이냐의 기로에 광명시가 위치해 있다.
◇광명시 소상인들 "상생방안 마련해 달라"
◇중소기업 옴부즈만(김문겸 숭실대학교 교수)은 광명 역세권 대형 유통업체 진출에 따른 지역 소상인 보호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16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명센터에서 개최했다. (사진=중소기업 옴부즈만실)
간담회에 참석한 광명시 소상인들은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 대해 지난 1년여간 싸움으로 극도로 지쳐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은 광명KTX 역세권 활성화라는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광명시의 구도심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경애 광명전통시장 이사장은 "광명시민으로서 KTX역세권 활성화는 이해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광명사거리의 가구거리, 패션거리, 쇼핑몰의 영화관까지, 광명사거리 구도심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굴러가고 있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죽으면 공동슬럼화가 진행돼 종사자와 그 가족들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봉 광명가구협회장은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이케아와 롯데가 들어올 경우 영세상인들의 살아날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한 뒤 "장소 제공 등 거대자본과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 주길 간곡히 원한다"고 호소했다.
가구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광명시의 발전을 위해 이케아가 들어온 것은 이해되지만 그 과정에서 영세업자의 생존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 봤는지 묻고 싶다"고 광명시 및 정부의 무대책에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해 말 롯데쇼핑이 이케아 일부 부지에 롯데 아울렛의 형태로 들어선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광명시의 의류업계는 공분했다. 가구업계는 지난 1년여간 나름의 대책을 요구해왔지만 의류업계는 롯데아울렛 입점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방법이 도저히 없다는 입장이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롯데 아울렛 내에 의류매장을 들여준다 해도, 본사에 대한 압박이 개별 사업주에게까지 이어질 게 뻔하다"면서 "애초에 롯데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뾰족한 대책은 없다"
현안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대책도 논의됐지만 이렇다 할 답을 찾기는 무리였다. 광명시와 이케아코리아, 광명시 소상공인들, 롯데쇼핑 등 다양한 주체의 이해관계가 얽힌 탓에 모두의 만족을 살 답을 찾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김문겸 옴부즈만은 "답을 찾기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한탄하면서 "동반성장위원회 등 관련기관과 국회 등 여러 채널을 동원해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광명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서와 외국기업과 문화 차이도 있어 대화하면서 문제를 풀어가고 있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만을 내놨다.
㈜티피오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박재영 서울지역 명예옴부즈만은 광명시의 이중적인 행태와 무책임한 정부에 분노하며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중소상인들을 위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이케아 매장 안에 소상공인 매장 배치, 코마케팅, 구조조정 기간 동안 협력기금 출연 등을 요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코마케팅(Co-Marketing)이란 두 개 이상의 회사가 공동으로 전개하는 판매·판촉활동을 일컫는다.
한편 지난 1943년 설립된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는 세계 42개국, 345개 매장을 갖춘 거대 가구유통 공룡으로, 연간 매출만 40조원에 달한다. 지난 2011년 말 한국 진출을 선언한 뒤 올해 7월 개장을 목표로 13만1000㎡ 규모의 매장을 건축 중이다. 뒤질세라 롯데쇼핑도 이케아 매장 인근에 2만8000㎡ 부지를 확보해 연초 착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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