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7일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법원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김 전 청장이 18대 대선 사흘 전 심야에 허위 브리핑을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사진)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2012년 12월 16일과 17일에 보도자료를 게시하고 브리핑을 수서경찰서장이 했다"며 "이 시기와 내용이 적절했는지 여부가 사건의 가장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런데 "판결문에는 거기에 대해 판사로서 쓸 수 없는 '아쉽다'라는 표현을 했을 뿐 그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또 허위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았다"라고 박 의원은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판결문은 김 전 청장이 보도자료 게시와 브리핑을 지시하고 승인한 것은 인정했다. 만약 허위 여부 판단을 하게 되면 그것은 유죄가 되는 논리"라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이라 해석했다.
박 의원은 또한 "이번 판결에 또 하나의 문제점은 내부고발자인 권은희 수사과장의 진술과, 서울청 수사부장 이하의 수사라인과 디지털증거분석팀의 분석관들이 일치단결을 해서 김용판의 입장을 지지한 것을 평면적으로 배치해서 이 사람들의 수가 많고 말이 일치하기 때문에 권은희 과장의 진술을 믿지 못한다는 형식논리에 빠져 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권은희 과장은 내부고발자"라면서 "자신의 신분상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수사의 단서를 제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재판으로 따진다면 증거가치가 매우 높은 사람의 진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지금 1심 판결을 보니 검찰의 수사 결과에도 다소 구멍이 있고 제일 중요한 것은 김용판 전 청장만을 기소했고 휘하의 수사라인과 증거분석팀에 대해서는 전혀 기소되지 않은 것이 결국은 자승자박이 되어 이번 무죄에 하나의 원인이 됐다"며 "이 부분에 대한 보완수사가 필요하고 그것은 특검의 몫"이라고 봤다.
하지만 박 의원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권 의원은 "(김 전 청장이 중간 브리핑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살펴봐야 된다"라면서 "당시 국정원 여직원 사건으로 굉장히 정국이 혼란스러웠고 여야 간에 공방이 심했다. 그런 상태에서 경찰이 빠른 시간 내에 주어진 범위 내에서 증거분석을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은희 수사과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 우리가 보기엔 거짓말이라는 점을 국정조사 과정에서 여러 번에 걸쳐서 얘기했다"라며 권 전 과장의 양심선언을 일축했다.
권 의원은 야권의 특검론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를 해서 1심 재판까지 완료된 사건에 대해 다시 특검을 도입한 예는 없었다. 그리고 특검을 해서 뭘 더 밝혀내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거듭 "특검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이미 재판을 받은 사안을 어떻게 특검을 하겠나"라면서 "법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민주당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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