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수급불균형으로 여전히 '침체'
현대제철 3고로 가동, 냉연사업 합병으로 4분기 실적 선방
동국제강, 수익성 개선 집중..흑자전환 성공
2014-02-07 17:49:13 2014-02-07 17:53:0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철강업계가 지난해에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수요가 줄고, 중국발 저가제품 공세가 강화되면서 심각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 1년 내내 지속된 탓이다.
 
여기에 공급과잉 여파로 제품가격은 떨어진 반면 원재료 가격은 상승해 롤 마진이 하락하면서 끈질긴 업계의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마른 수건만 쥐어짠다고 수익성이 개선되지는 않는 한계에 직면했다.
 
다만 올해는 수요와 공급 모든 측면에서 철강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가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지난해 조선업계가 수주한 선박이 생산에 돌입해 후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정부의 철강 구조조정 작업이 올해 본격화되면서 공급 과잉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 3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1조8646억원, 영업이익 2조99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7%, 영업이익은 18.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조3550억원으로 43.2% 줄었다.
 
4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16조5300억원, 영업이익 7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7%, 영업이익은 23.3% 증가했다.
 
포스코의 실적 하락을 이끈 것은 수급 불균형과 롤 마진 하락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철강 전방산업들이 부진을 겪으면서 국내 철강소비(1~11월)는 전년 대비 5.5%, 수출(1~11월)은 4.7% 감소했다.
 
여기에다 특수강 형강, 냉연강판 등 고부가 제품의 수입량은 각각 106%, 35% 가량 급증했다. 범용 저가제품 시장은 물론 고부가 시장에서도 국내시장이 점차 잠식당하고 있는 것.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조5327억원, 영업이익 76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9.1%, 영업이익은 14.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7093억원으로 11.7%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매출액 3조6926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57.5%가 늘어 2569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화 환산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은 17.8% 증가한 2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철강시황 부진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9월 3고로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4분기 실적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3고로 가동으로 판재류 판매량이 증가하고, 고로 원료 투입단가가 낮아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여기에 경쟁사에 비해 해외수출 비중이 적어 수출단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보다는 원재료 수입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환율하락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조6745억원, 영업이익 7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3.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2351억원에서 지난해 1209억원으로 손실폭을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매출액 1조6005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전방산업 부진으로 수요가 줄고 중국발 저가 제품 공세가 강화되면서 철강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동국제강은 지난해 조선업 침체 여파로 주력 제품인 후판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원가절감 노력과 고부가 제품 위주의 판매 전략 덕에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원자재 재고를 줄이는 등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초고장력 철근, 고강도 열처리 후판, 내진용 철근 등 마진이 높은 제품의 판매 비중을 확대한 점이 주효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매출액 2조1126억원, 영업이익 14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7%, 영업이익은 16.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040억원으로 12.7%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매출액 5402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11.9% 감소한 287억원을 기록했다.
 
세아베스틸 역시 수요산업 부진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이 실적 부진의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지난해 특수강판매량은 194만톤으로 7.2% 증가했지만 평균판매단가가 톤당 10만원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원재료인 고철투입가격이 톤당 6만원 하락했지만 판매단가 하락 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분기에는 특수강봉강 판매량(약 50만톤)이 전 분기 대비 4.2% 증가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수입 제품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면서 판매단가는 전 분기 대비 약 2만원 하락했다. 또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면서 롤 마진이 축소됐다.
 
한편 올해는 철강업계를 괴롭혔던 수급불균형 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체적인 철강업 경영 환경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제철이 지난해 9월 3고로 가동에 이어 연말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을 합병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강체제에서 포스코, 현대제철을 포함한 2강과 동국제강, 동부제철을 포함하는 2약 체제로 개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제철이 자동차강판 물량을 늘리고 특수강까지 시장을 확대하면서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매물로 나온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여부에도 당분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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