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대다수 기업들은 향후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통상임금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300개 대·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의 영향 및 대응계획’을 조사한 결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향후 인건비 상승이 예상된다’는 답변이 86.1%에 달했다고 밝혔다.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인건비 증가폭을 살펴보면 ’20% 이상 오를 것‘이라는 기업이 17.3%, ’15~20%‘가 11.3%, ’10~15%‘가 12.7% 등 전체 응답기업 중 41.3%가 인건비가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5~10%‘, ’5% 미만‘이라는 응답은 각각 22.4%를 차지했고, ’인건비 변화가 없다‘는 답변은 13.9%로 집계됐다. 전체 설문 기업의 86%가 인건비 증가를 예상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통상임금 범위확대 판결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기업들은 ‘임금체계 조정’(4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임금항목의 축소, 변동급 확대 등을 통해 통상임금 범위를 좁히겠다는 뜻이다.
이어 기업들은 ‘연장근로 억제를 통한 초과근로수당 지급여지 최소화’(20.4%), ‘향후 수년간 임금인상 억제·동결’(10.2%), ‘인력구조조정 또는 신규채용 중단’(6.0%) 등으로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었다. 반면 ‘대법원 판결을 수용해 임금인상’을 하겠다는 곳은 6.4%에 그쳤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통상임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률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응답기업의 89.5%가 ‘통상임금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법률 개정이 불필요하다’는 답변은 10.5%에 불과했다.
법개정 시 입법 방향에 대해서는 ‘노사가 자율적 합의로 통상임금 범위를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37.1%)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1개월 내에 지급된 임금·수당만 통상임금으로 규정해야 한다’(24.7%), ‘기존 고용노동부의 통상임금 산정지침대로 입법해야 한다’(24.4%)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로 입법해야 한다’는 응답은 9.9%에 그쳤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선진국들은 통상임금 범위를 노사 자율에 맡기거나 법령에 명확히 규정해 분쟁 소지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통상임금에 대한 노사 합의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1개월 내에 지급된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사가 고용 안정과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을 원만히 해결하려면 통상임금 소급분에 대한 소모적인 법적 다툼을 중단하고 임금체계를 전향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 성실하게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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